친윤계 일제히 한동훈 비난 "영부인을 악마화"
[곽우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2024.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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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향해 그야말로 '총공세'를 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에게 보냈다고 하는 5건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됐다.
앞서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한 '제2의 연판장' 기획이 역풍에 무산됐지만, 친윤계는 이번에 공개된 문자를 발판 삼아 원내외를 막론하고 한 후보를 집중 비난하는 모양새이다. 특히 그의 '정무적 무능'을 부각함과 동시에, 정치적 '의도'까지도 의심하고 나섰다.
권성동 "한동훈, 판단 착오 인정하고 사과하라"
본인 스스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의 핵심 관계자)인 게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던 권성동 국회의원은 9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 이후 당을 수습하고 새로운 비전으로 경쟁해야 할 전당대회가, 김건희 여사 문자 유출 공방으로 인해 파괴적 갈등을 반복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당대회가 정상 궤도로 수정되기 위해서는, 문자에 대한 진실 공방이 아니라 한 후보의 사과 표명이 필요하다"라며 "한 후보 측에서 제기하는 김건희 여사 사과의 진정성 여부와 공사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 정치는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고, 그 결과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의 학력 위조 관련 의혹이 불거졌을 때 대국민 사과를 끌어냈던 과정을 언급하며 "이번 총선 역시 다르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건희 여사 사과 여부는 당시 중요 현안"이라며 "당에서도 대통령실에 직간접적으로 사과를 요청하고 있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를 결정할 위치에 있었다"라는 이야기였다.
권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공과 사를 구분했었다는 사후 변명은 무책임하다"라며 "총선 승리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서, 비대위원장은 모든 것을 시도했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당시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이것이 총선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사과하시길 바란다"라고도 촉구했다.
조정훈 "김건희 여사 사과 받았으면 20석 이상 더 얻었을 것"
한때 '친한계'로 불렸으나 이제는 '친윤계'로 분류되는 조정훈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굉장히 절절하다. 저는 이 정도의 사과 문자를 제가 평생 누구에게 보내본 적이 있나?"라며 "거기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하는 거는 이건 공감 능력과 소통 능력의 심각한 결핍을 의미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에게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여기에 답장하지 않은 한동훈 후보를 직격한 것.
그는 "전당대회가 국민의 문해력 테스트로 갈 수는 없겠다"라면서도 "그냥 지나가는 중학생한테 이걸 보여주고 '이 사람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없다고 생각하느냐' 그럼 저는 어떻게 답할지 뻔하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굉장히 중요한 지난 총선의 변곡점"이라며 "왜 전당대회 시점에서 이 문자가 공개됐느냐라고 주장하시는데,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고 그 당시 이렇게 중요한 제안이 왔는데 이것을 왜 정무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했느냐, 이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정치, 같은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했다면 이렇게 이걸 이렇게 넘어갈 수는 없었다"라며 "100번 (선거 유세) 다니는 것보다 이거 한 번 사과하는 거 진정성 있게 했다면 저는 한 20석 이상은 더 지금 우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 윤석열 대통령과 하와이에 도착한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하와이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하와이 주지사 부부 등 영접 인사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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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동훈 후보가 당시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한 이유로 "두 가지 가설을 세울 수밖에 없다. 첫 번째는 많은 우리 정치 원로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정무적 무능인가, 정무감각이 떨어지는 것인가"라며 "두 번째는 의도적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영부인 악마화를 용인한 것은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비대위원장이 되자마자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서 본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대권 행보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영부인의 사과 의도를 하나의 희생양으로 제물로 쓴 것이 아니냐라는 정치적인 논란까지 번질 수 있다"라는 의혹이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방치하지 않았느냐. 그런 측면에서 직무유기이고 책임 회피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의 라디오 발언으로 이 사안이 재점화된 직후 한동훈 캠프의 대응을 향해서도 "왜 저렇게 거짓말을 할까, 여의도 사투리가 완전 익숙해지셨구나"라고 직격했다.
결국 "영부인이 직접 5번이나 사과하겠다고 굉장히 낮은 자세로 절절하게까지 한동훈 후보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아무 대응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본질"이라며 "이걸 다른 전선으로 옮겨가는 것은 이슈를 이슈로 덮는, 그래서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해서 본인에게 불리한 논란을 피해가는 전형적인 여의도 사투리"라고 비난했다.
"이 사건에 대한 사과 의사만큼은 뚜렷하게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한글을 읽을 줄 아는 분이라면 다 같이 내릴 수 있는 판단"이라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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