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골 폭발' 포항 이호재, 만년 유망주 타이틀 벗다
[곽성호 기자]
▲ 지난 6일 대구 원정에서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포항 스틸러스 이호재 |
ⓒ 한국프로축구연맹 |
2경기 연속골이다.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이호재를 괴롭혔으나 이제는 아니다. 그는 당당한 포항 스틸러스의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박태하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는 리그 21라운드 종료 기준 10승 8무 3패 승점 38점으로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김기동 감독과 함께 리그 2위와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하며 10년 동안 이어져 왔던 무관의 늪에서 빠져나온 포항은 2024시즌을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다.
바로 김 감독의 서울 이적과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것. 주축 수비수 하창래(나고야)의 이적을 시작으로 제카(산둥), 박승욱(김천상무), 심상민(울산), 그랜트(톈진), 고영준(파르티잔) 등 핵심 선수들의 이탈이 잇따랐다. 시즌 개막 전, 펼쳐졌던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전에서도 탈락을 기록한 포항은 리그 개막전에서도 울산에 패배하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박 감독 지휘 아래 포항은 11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했고 리그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12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흔들렸던 상황이 있었지만, 포항은 다잡고 질주를 이어갔다. 최근 5경기에서 2승 3무를 기록한 포항은 이호재의 활약에 웃음이 나고 있다.
만년 유망주 타이틀 벗어던진 이호재, 어엿한 포항 공격 '핵심'
리그 절반이 종료된 시점, 이호재는 21경기에 나와 7골 3도움을 올리며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이런 이호재의 활약에 "컨디션이 좋다"라고 답하며 칭찬했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호재지만, 프로 입단 초반에는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2021시즌 고려대학교를 떠나 포항에 입단한 이호재는 프로 무대에서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했다. 김기동 감독 지휘 아래 프로 데뷔 첫 해 공식전 20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단 2골에 그쳤다. 33라운드 광주 원정에서 멀티 득점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이듬해 그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샀다.
리그 16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으며 코리아컵 3라운드 김해시청과의 맞대결에서 넣은 2골이 전부였다. 큰 기대를 모으며 포항에 입단했으나 서서히 존재감이 사라지며 그저 그런 선수로 기억되는 듯했다. 그렇게 맞이한 2023시즌, 이호재는 그저 그런 선수에서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 지난달 30일, 울산 HD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던 포항 스틸러스 이호재 |
ⓒ 한국프로축구연맹 |
2024시즌, 이호재는 더욱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사령탑이 바뀌는 과정 속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인 그는 박 감독 지휘 아래 광주-대전-서울-강원을 상대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18라운드 인천 원정에서는 멀티 골로 팀의 1-3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기세를 이어간 이호재는 최근 울산-대구와의 맞대결에서 2경기 연속골로 물오른 득점 감각을 뿜어냈다.
이번 시즌 환상적인 활약을 인정받아 이호재는 토트넘 훗스퍼(잉글랜드)와 예정된 '팀 K리그' 예비 명단에도 발탁, 포항을 넘어 K리그에서 인정받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물오른 공격 감각을 뽐내고 있는 이호재는 "최근 훈련을 하면서도 공격수들의 골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훈련에서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 보니 경기장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이번 시즌 좋은 성과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포항은 이제 2013시즌 이후 기억 속에서 사라진 우승 트로피를 탈환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다. 선두 김천과는 2점 순위표 바로 위에 자리한 울산과는 1점 차이가 나기에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매 경기 승점 3점이 절실해진 포항, 이제 어엿한 공격 주축으로 성장한 이호재의 발끝 감각을 믿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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