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경기력 '스페인 vs. 프랑스', 결승행 주인공은?
[케이비리포트 기자]
▲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던 스페인과 프랑스(출처: UEFA EURO 2024?공식 SNS) |
ⓒ UEFA EURO 2024 |
스페인은 죽음의 조라는 평가를 받던 B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전승을 달성했다. 이어진 16강전에서는 돌풍의 팀 조지아를 4-1, 8강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개최국 독일을 연장 혈투 끝에 2-1로 물리치면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프랑스는 강팀들이 모인 D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이며 필드골 없이 1승 2무로 조 2위를 차지했다. 이후 16강 벨기에 전에서는 상대 자책골로, 8강 포르투갈 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며 가까스로 4강에 진출했다. 여전히 필드골은 기록하지 못한 상태다.
양 팀 역대 유로 전적
2승 1무 1패 프랑스 우위
양 팀 최근 주요 국제 대회 맞대결
유로 2012 8강 스페인 2-0 승리
2006 독일 월드컵 16강 프랑스 3-1 승리
양 팀 예상 포메이션 및 성향
스페인 4-3-3 vs 프랑스 4-3-1-2
▲ 스페인의 독일과의?8강전 선발 라인업,?르 노르망,?카르바할,?페드리 등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출처: UEFA EURO 2024 공식 SNS) |
ⓒ UEFA EURO 2024 |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이 보여준 4-3-3 전술은 예전 대표팀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점유율과 후방 빌드업에 중점을 둔 안정적인 공격 대신 롱패스를 통한 직선적이고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와 측면 공간 활용 빈도를 늘렸기 때문이다(90분당 중거리 패스 횟수 235회 전체 참가팀 3위).
주로 포백 라인과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 그리고 3선으로 내려온 파비안 루이스를 중심으로 후방 빌드업을 펼치는 스페인은 상대 진영으로 넘어온 이후에는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서 풀백과 윙어의 배치를 계속해서 바꾼다.
그러는 한편, 중앙 미드필더를 이 공간에 배치해 상대팀에 혼선을 주고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며 창출해낸 공간을 양쪽 윙어 야말과 윌리엄스가 공략하며 공격의 위력을 더하고 있다. (파이널 써드 및 페널티 에어리어 볼 터치 횟수 225회, 28회 전체 참가팀 최상위권)
중앙 지역에서 제로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는 모라타가 2선 지역으로 자주 내려오며 상대 수비수들을 유인하면 중앙 미드필더 페드리와 파비안 루이스가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으로 적극적인 침투를 시도한다. 이처럼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필드 전 지역을 활용한 전방위적 공격을 펼치고 있다.
▲ 프랑스의 포르투갈과의?8강전 선발 라인업, 교체 투입에도?MOM에 선정된 뎀벨레 기용 여부가 주목된다. (출처: UEFA EURO 2024 공식 SNS) |
ⓒ UEFA EURO 2024 |
한편, 프랑스의 데샹 감독은 부진한 공격진에 매 경기 변화를 주고 있다. 스페인과의 4강전에서도 포르투갈과의 8강전과 동일한 4-3-1-2 대형 혹은 콜로 무아니 대신에 뎀벨레를 기용하는 4-3-2-1 대형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프랑스는 대형의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경기 중 상황에 따라 4-2-3-1, 3-4-1-2, 4-4-2와 같은 형태로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후방 빌드업은 주로 4-2 형태로 진행되며 중원으로 넘어온 이후에는 추아메니가 우파메카노-살리바의 센터백 라인과 같은 위치로 내려오는 3백 빌드업의 빈도가 늘어난다. 음바페와 그리즈만 역시 3선까지 자주 내려오면서 원활한 공격 전개와 풀백 혹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침투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쪽 풀백인 테오 에르난데스와 쥘 쿤데는 주로 오버래핑 때로는 언더래핑을 시도하며 측면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 캉테, 라비오는 수시로 전방의 공격수들과의 연계를 통해서 2선과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공략하며 상대를 위협한다.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가 예전과 달라진 점은 긴 패스를 통한 빠른 역습 전개가 감소한 부분이다.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살리는 과감한 긴 패스보다는 추아메니를 중심으로 한 볼 점유와 안정적인 공격 전개에 중점을 두고 있다(90분당 긴 패스 횟수 53회 참가 팀들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수치).
스페인과 프랑스 양 팀은 수비에서 성향 차이가 크다. 스페인의 경우 강력한 전방 압박을 포함해서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공격적인 수비를 펼친다(90분당 인터셉션 6.8회 4강 진출팀 최고치/파이널 써드 태클 3.4회 전체 1위).
프랑스는 전방 압박보다는 중원으로 내려선 이후 단단하게 수비 라인을 구축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90분당 파이널 써드 태클 횟수 3.2회 전체 3위/패스 블락 8.1회 전체 3위).
스페인 드리블러 듀오, 프랑스 포백라인도 뚫어낼까?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은 측면의 풀백·윙어들의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 능력으로 빠른 템포의 긴 전진 패스를 구사하는 직선적인 공격을 자주 활용한다.
단순히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게 아니라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들이 윙어와 함께 측면 공간 혹은 하프 스페이스를 번갈아 점유한다. 더불어 오버래핑과 언더래핑을 가리지 않고 활용하는 등 유기적인 '오프 더 볼 무브'를 보여주고 있다.
▲ 이번 대회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의?07년생 초신성 라민 야말과 니코 윌리엄스(출처: UEFA EURO 2024 공식 SNS) |
ⓒ UEFA EURO 2024 |
이들이 4강에서 상대할 프랑스 수비진은 높은 드리블러 태클 성공률(57%)과 함께 대회 참가팀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경기당 0.7골의 xG(기대 득점/페널티 킥 제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 필드골 허용이 없을 정도로 철벽 수비를 통해 팀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특히 프랑스 포백 라인은 수적 열세에 놓인 역습 상황에서조차도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태클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역습을 여러 차례 저지해냈다는 점에서 야말과 윌리엄스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상대가 될 전망이다.
카드 이슈에 우는 스페인 포백 라인, 프랑스 공격진 필드골 터질까?
4강전의 가장 큰 변수는 스페인의 센터백 르 노르망과 라이트백 카르바할이 나란히 경고 누적과 퇴장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 코 부상으로 인해 이번 대회 다소 아쉬운 모습인 프랑스 공격수 음바페(출처: UEFA EURO 2024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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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서는 스페인의 최대 약점인 측면 뒷공간 공략이 승리의 열쇠다. 높은 위치까지 자주 전진하는 스페인 레프트백 쿠쿠레야와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가 느려진 라이트백 나바스의 뒷공간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스페인 크로스 성공 허용 횟수 2.5회 전체 참가팀 중하위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뎀벨레와 음바페 역시 빠른 스피드와 훌륭한 드리블 능력을 활용해 많은 드리블 돌파를 기록했고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했다. 이 둘이라면 스페인 수비진의 뒷공간을 위협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4강 무대까지 오는 과정에서 상반된 경기력을 보인 양 팀이지만 결국 이번 경기 승부처는 누가 더 측면을 날카롭게 공략할 수 있느냐로 예상된다. 상대의 측면 수비를 파괴하면서 결승 무대에 나서게 될지 어느 팀이 될지에 전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록 참조: UEFA EURO 2024, 케이비리포트(kbreport)]
덧붙이는 글 | (글: 이종석 /감수: 민상현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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