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홍명보 감독, 멋지게 보내주자"…선장 잃는 울산, '쿨한' 입장문 발표 [전문]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홍명보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보내 준 울산HD 김광국 대표이사가 입장문을 통해 아름다운 이별을 하자고 팬들에게 말했다.
울산 김광국 대표가 9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명보 감독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입장문을 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고 다음 날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홍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다.
이 이사는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린 울산HD 구단에 감사함을 전한다. 동시에 K리그와 울산 팬들에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된 점에 사과를 드린다"라고 말했고 "최종 5명 중 국내 감독은 홍명보 한 명이었다. 외국인 감독 한 명은 인터뷰 자체가 무산돼 내가 지난주 유럽에서 대면 인터뷰를 하고 돌아왔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최종 후보 중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라며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린 울산HD 구단에 감사함을 전한다. 동시에 K리그와 울산 팬들에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된 점에 사과를 드린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 이사는 지난 5일 수원FC와 울산HD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1라운드 경기 직후 수도권 자택으로 퇴근하던 홍 감독 자택 앞을 찾아가 회동했다.
이 이사는 "물론 홍 감독이 나를 만나주실까, 미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라며 "홍 감독을 처음 뵙고 ‘절차상 온 거냐, 그 안에서 얼마나 나를 평가했는가’ 물었고 다른 후보 2명에 대해 설명했다. 그다음에 왜 홍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 주셔야 하는지 말씀드렸다. A 대표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연계해 철학을 만든 걸 홍 감독님이 이끌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마지막으로 "K리그, 울산 구단과 팬들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에서 홍 감독을 보내주시기로 약속해 너무나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울산 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 나도 앞으로 울산을 응원해 가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하다"라고 다시 한번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홍 감독 선임에 울산 팬들은 물론 K리그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특히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협회는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처용전사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한국 축구가 나아갈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납득 가능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차기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것을 대한축구협회에 요구해 왔다"라며 "그것이 한국 축구가 당면한 위기 속에서 협회에 만연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축구 팬들의 요구임을 대변하기 위함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은 이러한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며, 우리는 축구 팬들에게 다시금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처용전사는 "대한축구협회의 이러한 비극적인 선택의 결말은 실패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며, 역설적인 결과를 거둔다고 해도 그것은 협회의 공이 아닌 울산HD를 포함한 K리그 팬들의 일방적인 희생의 대가로 만들어 낸 결과임을 잊지 않길 바라는 바이다"라고 마무리했다.
3년 반 동안 울산을 이끌며 K리그1 전북현대 왕조의 대항마를 넘어 새로운 울산 왕조를 구축해 가려던 홍 감독의 이탈로 울산 구단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홍 감독 체제로 많은 걸 준비해 오던 울산 입장에선 곧 시작하는 2024-202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그리고 내년 여름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비 계획에 큰 변수를 맞이한 셈이다.
김 대표는 이에 입장문을 통해 "홍명보 감독이 떠납니다. 많은 팬분들이 속상해합니다. 또한 약속을 어겼다며, 거짓말을 했다며, 존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충분히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팬분들의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거의 똑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평생 나를 사랑한다고 해놓고, 나를 떠나간다고? 거짓말쟁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나한테 약속했잖아, 저딴 애보다 내가 훨씬 멋있다고 했잖아' 이런 감정 말입니다"라며 "홍 감독은 국대로 갑니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겁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대표는 "홍명보 감독은 우리 구단에 2개의 별을 달아준 감독입니다. 자식을 둘이나 낳고 3년 반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보내주는 게 좋을까요? 사랑하던 사람과의 헤어짐에는 일방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며 "그런데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겁니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했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주어야 합니다. 멋지게 보냈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자는 의미다.
김 대표는 홍 감독이 떠나도 울산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훌륭한 감독 모셔 와서 행복하게 잘 살 겁니다. 처음에 홍 감독에 대해서도 일부 미흡한 마음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는 것처럼, 처음엔 미흡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감독도 강력한 구단과 멋진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더욱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 후임 감독에 대한 작업을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단을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목표인 리그 3연패도 흔들림 없이 달성합니다"라며 내년에 열릴 클럽 월드컵을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홍 감독은 오는 8일 광주FC와의 K리그1 22라운드, 13일 FC서울과의 23라운드 홈 2연전까지 울산 지휘봉을 잡고 유종의 미를 거둘 예정이다.
[다음은 김광국 대표의 입장문 전문]
울산 HD 팬 여러분, 홍명보 감독 관련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홍명보 감독이 떠납니다. 많은 팬분들이 속상해합니다. 또한 약속을 어겼다며, 거짓말을 했다며, 존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충분히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합니다.
우리 팬분들의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거의 똑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평생 나를 사랑한다고 해놓고, 나를 떠나간다고? 거짓말쟁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나한테 약속했잖아, 저딴 애보다 내가 훨씬 멋있다고 했잖아“ 이런 감정 말입니다.
홍 감독은 국대로 갑니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겁니다.
홍 감독에게도 혹시나 국대 감독 선정에 실패하고 최선이 홍 감독이라며 요청을 해온다면 도와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수시로 전달되었습니다.
우리 구단이 리그를 가볍게 보거나 구단의 목표와 팬의 염원을 가볍게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구단만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홍명보 감독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구단에 2개의 별을 달아준 감독입니다. 자식을 둘이나 낳고 3년 반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보내주는 게 좋을까요?
사랑하던 사람과의 헤어짐에는 일방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했던 둘의 맹세를 떠올리며 배신감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겁니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했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주어야 합니다.
멋지게 보냈으면 합니다.
홍 감독이 꽃길만 걸을 수도 있고,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에도, 어려운 상황에도 그때마다 우리 구단과 팬들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멋진 날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게 더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새로운 훌륭한 감독 모셔 와서 행복하게 잘 살 겁니다. 처음에 홍 감독에 대해서도 일부 미흡한 마음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는 것처럼, 처음엔 미흡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감독도 강력한 구단과 멋진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더욱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홍명보 감독 후임 감독에 대한 작업을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단을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목표인 리그 3연패도 흔들림 없이 달성합니다.
내년도 클럽월드컵에서도 멋지고 치열한 경기력으로 세계 최고의 클럽팀들 사이에서도 팬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자랑스러워할 빛나는 시간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홍 감독과의 이별도 멋지게 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가 사랑했던 설영우, 마틴 선수를 보낸 것처럼 절실한 심정으로 응원하며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우리 구단의 존재 이유입니다. 울산의 팬이어서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구단과 한마음으로 같이 극복하고 나아갔으면 합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울산, 처용전사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지현, 시스루 상의로 볼륨감 자랑…진짜 여신이네
- 조민웅, 자택서 사망 "모친이 발견"…동료·팬들 비통
- 권은비, '워터밤 여신' 또 입증…과감 비키니로 핫한 서머룩
- 韓 축구사 최초 '월드컵 2회' 지휘봉 감독 나올까…홍명보가 할 수 있다
- 오또맘, 바지 내리고 티팬티 인증…갈수록 과감
- '사별' 사강 "남편 부재, 매번 느껴…변우석 통해 위로 받았다" (솔로라서)
- '70대 남편♥' 이영애, 子 학교 바자회서 포착…"조기 완판"
- '내년 재혼' 서동주, 단독주택 사고 '급노화' 어쩌나…"즐거웠는데"
- "필리핀 마약 자수" 김나정 아나운서, 母가 납치 신고→경찰조사 후 귀가
- 김병만, 사망보험 20개 이혼 소송 중 발견… "수익자는 前 아내+입양 딸" (연예뒤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