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의 자신감…전도연·지창욱·임지연의 '새 얼굴 발견' [D:현장]

류지윤 2024. 7. 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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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과 오승욱 감독이 '무뢰한'에 이어 '리볼버'로 다시 만났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오승욱 감독, 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승욱 감독의 신작이다.

오승욱 감독은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투명인간급으로 존재가 지워져버린 여자가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해 자신의 존재감을 찾고 뜻한 바를 이루는 영화"라고 '리볼버'를 소개했다.

오 감독은 전도연의 연락을 받고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며 "준비하던 영화가 있었는데 그게 잘 안돼 집에 누워있는데 전도연이 술 사준다고 연락을 해 나갔다. 전도연이 '그렇게 있지 말고 빨리 시나리오 써서 한 작품 해라'라고 말해 알겠다고 대답한 후, 전도연을 주인공으로 해서 고민하며 쓴 작품이다. 긴 항해가 그렇게 시작됐다"라고 밝혔다.

전도연은 목적을 향해 거침없이 직진하는 하수영 역을 맡았다. '무뢰한' 이후 오 감독과 재회한 전도연은 "'무뢰한' 찍은 후 오 감독이 만든 작품이 너무 좋아졌다. 전에 썼던 작품이 대작이었는데 잘 안 풀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중간에 가볍게, 저예산으로 찍을 수 있는 작품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4년이 걸렸다. 기다리는 사이에 '길복순'도 찍고 드라마도 찍었다. 어느 순간 전화를 안 했는데 드디어 '리볼버'를 가지고 나왔을 때 읽고 기다린 보람을 느꼈다"라고 '리볼버'에 출연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사실 '무뢰한' 때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두 번 다시 같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생기며 편해졌다. '무뢰한' 땐 나도 각이 서 있었고 감독님도 예민한 지점이 있었다면 지금은 감독님이 원하는 걸 내가 잘 표현하고 해낼 수 있을까 꼭 필요한 생각들만 하면서 연기했다"라고 오 감독과 재회한 소감을 말했다.

오 감독은 하수영이라는 캐릭터는 오로지 전도연만을 위해 쓰였다며 "이 주인공이 가진 것과 전도연이 갖고 있는 것을 고민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시나리오에 녹여내고 싶었던 건 내가 알게 된 전도연만의 품격이다. 가장 중요했던 건 전도연의 공감 능력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보통 사람보다 뛰어넘는 특별한 지점들이 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 "이 작품을 통해 전도연이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편집을 끝내고 생각한 게 '해냈다'였다. 전도연이 많이 힘들었을 거다. 강철의 심장을 가진 인간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타자의 고통에 쉽게 흔들리는 캐릭터를 전도연이 훌륭하게 잘 연기해 줬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책임, 약속 따위는 평생 지켜본 적 없는 일명 '향수 뿌린 미친개' 앤디는 지창욱이 연기했다. 지창욱은 "'최악의 악'의 사나이 픽쳐스 대표님이 제안 해줘서 참여했다. 전도연 선배님, 오승욱 감독님의 작품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앤디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파격 그 자체의 연기 변신을 시도한 지창욱은 "앤디라는 캐릭터 자체가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스스로 새롭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는데 감독님은 너무나 좋아해 줘서 그게 또 재미있었다"라고 밝혔다.

전도연은 "함께 연기하며 지창욱에 대해 내가 잘 몰랐구나 생각했다. 잘생김 때문에 연기력이 묻혀 있었다. 첫 신을 찍고 감독님에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인물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창욱과 하면서 연기하는 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에너지를 하수영으로서 많이 받았다"라고 지창욱을 칭찬했다.

임지연은 투명한 듯 속내를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인물 정윤선으로 분했다. 임지연은 "'무뢰한'의 너무 팬이었다. 전도연 선배님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저 없이 선택했다"라며 "윤선은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의문의 여자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났다.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김종수 선배님에게 계속 질문을 했는데 '그냥 너야'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이 와닿았고 이 역할만큼은 나로 놀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임지연은 전도연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 전도연 선배님이 내 눈을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그냥 하수영 같았다. 하수영과 정윤선 자체로 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래서 윤선이가 움직이는구나'라고 온몸으로 납득하는 경험을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학시절 자칭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나도 선배처럼 닮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시간이 지나 한 공간에서 호흡을 한다는 게 경이로웠다"라고 벅차했다.

끝으로 전도연은 "내가 출연한 작품이지만 '리볼버'를 극장에서 만날 날이 기대된다. 이 배우들이 스크린 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주길 바란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임지연은 "굉장히 뜨거운 영화가 될 것 같다. 열심히 촬영했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오 감독은 "좋은 배우, 스태프들과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다. 극장에서 확인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8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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