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운전자 “일방통행 몰랐다”…내비는 “우회전하세요”

박은주 2024. 7. 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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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낸 운전자 차모(68)씨가 경찰 조사에서 '일방통행 길인 줄 모르고 진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씨가 언제부터 역주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느냐는 질문에는 "호텔 주차장을 나와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에는 역주행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추가로 조사해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버스 기사였던 차씨가 평소 운전하던 버스의 페달과 사고 당시 운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의 페달이 달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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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찰, 시청역 역주행 사고 관련 브리핑
“블랙박스에 경로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음성 담겨”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이 9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수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낸 운전자 차모(68)씨가 경찰 조사에서 ‘일방통행 길인 줄 모르고 진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9일 오전 브리핑에서 “가해자는 사고 부근(세종대로 18길) 지역에 대한 지리감이 있으나 직진, 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가해자가 역주행로에 진입한 사실을 인지하고 빠르게 빠져나가려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씨가 언제부터 역주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느냐는 질문에는 “호텔 주차장을 나와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에는 역주행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추가로 조사해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차씨가 경적(클랙슨)을 울렸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우리가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클랙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출동한 119구급대와 경찰 등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차씨가 사고 당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는 일방통행로가 아닌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안내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류 서장은 “블랙박스에 내비게이션이 경로를 알려주는 음성이 나온다”며 “우회전하라고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차씨가 우회전이 아닌 일방통행로로 진입했을 때 경로를 이탈했다는 음성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버스 기사였던 차씨가 평소 운전하던 버스의 페달과 사고 당시 운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의 페달이 달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차씨가 운전하던 버스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오르간 페달’이었던 반면 사고 차량은 가속 페달만 오르간 페달이었던 것이다. 류 서장은 “버스 브레이크와 제네시스 차량 가속 페달을 착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씨는 이 사고로 갈비뼈가 골절돼 수술 후 병원에 입원 중이다. 류 서장은 차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갈비뼈가 골절됐고 일부가 폐를 찔러서 피가 고여 있는 상태”라며 “8주 진단으로 확인됐고, 진술 답변은 잘하는데 중간중간 통증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사흘만인 지난 4일 병원에서 약 2시간 동안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차씨는 1차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주장했다. 현재까지도 급발진 사고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는 10일 차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할 계획이다. 류 서장은 “피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일단은 10일 2차 조사 하는 것으로 변호인 측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감정 결과나 수사 결과에 따라 검토하겠다”며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 영장 신청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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