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택배로 받은 샴푸, 액상 대마였다…60억원대 마약 조직 적발 [영상]

서울 강동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41명을 검찰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국제우편 등을 통해 마약류를 밀수입한 뒤, 국내에서 합성마약을 제조해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마약류. 사진 서울 강동경찰서 제공

샴푸 등으로 위장한 마약을 국제 택배로 밀수입한 뒤 합성 마약으로 만들어 국내에 유통한 일당 40여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유통한 마약은 시가 60억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까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모(23)씨 등 41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 등 9명은 필로폰과 합성 대마, 엑스터시,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 등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원료물질을 김씨 등으로부터 건네받아 합성 마약을 직접 제조한 혐의를 받는 베트남 국적의 제조책 3명도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이외에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류를 구매해 투약한 26명도 불구속 송치됐다.

김씨 등은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류 밀수, 조직원 모집, 텔레그램 채널 운영 및 유통, 마약 관리, 홍보 등 이다. 마약류는 캐나다·홍콩·베트남 등에서 국제우편으로 들여왔다. 샴푸통에 액상 대마를 숨기는 식이었다.

이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텔레그램만으로 범행을 모의하고 거래했다. 텔레그램으로 고용한 운반책에게 마약이 있는 좌표(위치)를 보내주고 마약류를 소분해 건네준 뒤, 매수자들에게는 암호화폐 등으로 마약 대금을 수령한 다음 장소를 알려주는 ‘던지기’ 방식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풍선에 담긴 마약류를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 등 피의자들의 주거지와 은신처, 마약 보관창고 등에서 필로폰 624g, 케타민 2.3㎏, 대마초 1.7㎏, 합성 대마 26㎏, 액상 대마 3.6㎏, 엑스터시 2,797정, LSD 313장 등 40㎏ 상당 마약을 압수했다. 이 중에는 경기도 안성 한 강가 땅속에 묻어 놓은 대형 여행 가방 속에서 발견된 13㎏ 상당 합성 대마 물질도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으로 출국한 마약 유통 총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하는 동시에 여권 무효화 조치 및 인터폴 적색수배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에 검거되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운영자와 운반책, 매수자 등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