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리셀 리튬전지, 軍서 수차례 ‘폭발 징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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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군용 리튬 1차전지 제품이 지난해 육군에서도 화재 사고를 일으키는 등 불량 제품으로 신고돼 사용이 긴급 중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가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23년 사용자 불만 보고서' 등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8일 육군 한 부대에서 아리셀 리튬전지 불량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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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음·달걀 썩은 냄새 등 식별
해당 부대 소유 17% 불량 판별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군용 리튬 1차전지 제품이 지난해 육군에서도 화재 사고를 일으키는 등 불량 제품으로 신고돼 사용이 긴급 중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발생한 화재에 앞서 지난해 군에서도 다수의 불량 신고 내역이 접수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리셀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발 사고 ‘징후’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제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군용 리튬전지 전반의 사고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일보가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23년 사용자 불만 보고서’ 등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8일 육군 한 부대에서 아리셀 리튬전지 불량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혹한기 훈련 중이던 장병들은 아리셀의 모회사 에스코넥이 만든 리튬전지(BA-6853AK)를 무전기에 장착하는 과정에서 연소 흔적을 발견했다. 신고 내역에 따르면 그을음 자국과 달걀 썩은 냄새가 식별됐다. 부대는 즉시 해당 제품의 사용을 중지했다고 한다. BA-6853AK는 근거리 FM무전기인 PRC-999K에 사용되는 리튬전지다.
같은 해 다른 육군 부대에서도 반납을 앞둔 에스코넥의 폐리튬전지에서 파열 사고가 일어났다. 군이 사전에 안전을 위한 절연 조치를 취했음에도 ‘배터리 덮개 들뜸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사고가 난 제품은 모두 2018년 10월 에스코넥이 군에 납품한 것들이었다. 당시 이들 부대가 보유 중이던 에스코넥 리튬전지 584개 중 101개가 불량으로 판별됐다. 제품 17% 가량이 불량품인 셈이다.
안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불량품 사진과 에스코넥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진을 비교해보면 두 제품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짙은 녹색을 띤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 한쪽 면에는 군용 마크와 함께 ‘전지, 재충전 불가식’이라는 노란색 글귀가 적혀 있다. ‘BA-6853AK’라고 적힌 글씨도 선명하다. 에스코넥이 홈페이지에 소개하는 군용 제품은 해당 모델이 유일하다. 기존에 불량 신고가 접수됐던 물건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화성 화재는 지난달 24일 아리셀 공장 3동 2층 공장에 쌓아둔 리튬전지 1개에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연소가 급격히 확대돼 다른 리튬전지로 불길이 번졌고, 결국 31명의 사상자를 냈다.
안규백 의원은 “군내 리튬전지 화재는 단순한 장비 고장이 아니라 장병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인 만큼 확실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큰 사고가 불거진 만큼 리튬전지의 생산과 구매, 보관 전 과정에 걸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난달 말 장성급 지휘관의 책임하에 리튬 보관 시설을 재점검한 결과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리튬전지 창고에 항온·항습, 불꽃·연기 자동감지 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지휘통제실과도 연계돼 24시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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