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트럼프, 백악관 복귀하면 김정은-푸틴 떼어놓을 것"
"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김정은과 푸틴을 떼어놓을 것입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이었던 프레드 플라이츠(62)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방한 중인 지난 8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면 북·러가 무기를 주고받을 이유도 사라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북·러 간 밀착을 지속되기 어려운 '정략결혼'에 비유하면서다. 이에 대응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플라이츠 부소장은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국방정보국(DIA), 국무부, 하원 정보위원회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이날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등 정부 당국자를 면담했고,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이날 인터뷰는 AFPI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스티브 예이츠 선임연구원도 함께했다. 플라이츠 부소장과 예이츠 선임연구원은 인터뷰에 앞서 "우리는 트럼프 캠프에 몸담고 있지 않으며 비정치·비영리·독립적 성향의 싱크탱크(AFPI)에 속한다"며 자신들의 입장이 트럼프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군사 동맹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약을 맺었다.
A : 북·러 관계는 '정략결혼'(marriage of convenience)이다. 오래 갈 사이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북한보다 훨씬 많은 것을 러시아에 줄 수 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북·러를 떼어놓을 것이다.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면 북·러가 무기를 주고받을 이유도 사라진다.
Q : 트럼프는 당선 시 내년 1월 취임 전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A : 트럼프의 계획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며 종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만 제공하며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 이제 여러 나쁜 옵션 중 차악을 골라야 한다.
Q : 한국은 북·러 조약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제공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A : 러시아가 충격적인(outrageous) 일을 벌인 건 맞다. 한국 측의 분노와 불쾌감을 표출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본다.
Q : 김정은이 다시 미국과 협상한다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요구했던 제재 완화 그 이상을 바랄 텐데.
A : 적어도 북한과 대화를 위한 트럼프 측의 전제 조건은 없다. 김정은도 트럼프와 대화 재개에 있어 유별난(unusual) 요구를 하진 않을 거라 본다.
한편 인터뷰에 함께한 예이츠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구축하고자 하는 북·중·러 3각 연대와 관련해 "중국은 북한이라는 '아래 상대'(junior partner)가 다른 국가와 직거래를 하는 걸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이 다른 길을 모색하도록 촉구하면 북·중·러 연대를 훼방 놓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Q : 북·러 군사 협력으로 한국 내 핵무장 여론이 뜨겁다.
A :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킬 유일한 최선의 방책은 미국의 핵우산 강화다. 나는 바이든의 대외 정책에 대체로 회의적이지만 지난해 4월 한·미 '워싱턴 선언'과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Q :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을 예년보다 일찍 시작했다. 이른바 '방탄 트럼프'(Trump-proof) 협상이 가능하다고 보나.
A : '방탄 트럼프'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유럽 등에서 트럼프 귀환에 대해 암울한 전망들을 내놓는데 실상은 트럼프 재임 때 세계가 더 안정적이었다.
Q : 트럼프는 한국이 여전히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다고 보나.
A : SMA와 관련해 트럼프는 모든 동맹에 공평한 분담을 압박할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등에 집중할 것이다. 최근 중국발 위협 고조, 북·러 밀월 등을 고려할 때 한·미 동맹은 아주 강력하고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Q : 미국 대선 결과가 한·미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 : 누가 미 대선에서 이기든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긴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비약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른바 '트럼프 독트린(doctrine·원칙)'을 통해 힘에 의한 평화를 보여줄 것이다.
다만 플라이츠 부소장은 최근 트럼프가 선전한 대선 TV 토론 등에 대해선 "나는 정책 전문가"라며 관련 언급을 아꼈다.
Q :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 외교'를 공유하고 있다.
A :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의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했다. 미국의 주요 국가 안보 위협은 '기후 변화'가 아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 기후 특사를 보낼 게 아니라 남중국해나 핵 문제 관련 논의를 해야 한다.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하찮은(frivolous) 이슈에 힘을 빼지 않을 것이다.
Q : 트럼프 귀환 시 윤석열 정부도 외교 초점을 재조정해야 하나.
A : 윤 대통령은 이미 우선순위가 뭔지 알고 있다. 중국과 북한 문제에 훨씬 진중한 트럼프와 함께해야 성과가 더 클 것이다.
한편 예이츠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의 대중 정책과 관련해 "적대적인 '전랑(Wolf Warrior·늑대전사) 외교'를 펼치며 미국을 비롯해 이웃 국가에 공세적으로 압박을 가한 건 중국"이라며 "트럼프는 중국과 전쟁이나 충돌을 의도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고립주의자나 반(反) 동맹 주의자가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Q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어떻게 전망하나.
A : 트럼프가 돌아오면 강력한 '친(親) 이스라엘' 성향의 미국을 보게 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도록 방치하고 있다.
Q : 트럼프의 중동 정책은.
A : 이란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더욱 부유해졌다. 이에 따라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이 성장했다. 트럼프가 돌아오면 이를 근절할 것이다.
Q : 6일(현지시간)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 후보(마수드 페제시키안)가 당선됐는데.
A : 이번 이란 대선은 엉터리(sham)다. (페제시키안은) 개혁파가 아니며 그 또한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허락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메네이가 건재한 이상 이란의 대외 정책은 그대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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