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키넌 올스타전 활약에도, 삼성 고민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
[박영우 기자]
▲ 삼성 맥키넌이 3월 31일 데뷔 첫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 삼성라이온즈 |
지난 6일 열린 2024 KBO리그 올스타전은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나눔 올스타(KIA, LG, NC, 한화, 키움)가 이강철 감독의 드림 올스타(삼성, 두산, SSG, 롯데, kt)를 4-2로 꺾으며 막을 내렸다. KBO리그 입성 첫 시즌 만에 별들의 잔치에 초대를 받은 삼성의 외국인 타자 맥키넌도 이날 4회 2사 1루 상황에서 투런 홈런을 때리며 3타수 2안타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반기 막판 부진 속 불안한 입지 때문이다. 더군다나 삼성 이종렬 단장도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교체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맥키넌은 지난해 투고타저인 일본프로야구(NPB)에서 0.259의 타율과 15개의 홈런을 기록해 영입 당시 능력이 좋은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이에 부응하듯 맥키넌은 적응 기간도 없이 3월 한달간 0.324의 타율로 활약했고, 4월에는 0.391의 타율과 0.522의 장타율(SLG)로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거기에 5할의 출루율(OBP)로 선구안 능력까지 뽐내며 1.022라는 어마무시한 OPS(출루율+장타율)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상승세는 5월 이후 꺾이기 시작했다. 5월 한달 간 타율이 0.272에 그쳤다. 한때 0.391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5월 말이 되자 0.323까지 떨어졌고, 6월 들어서는 74번의 타석에서 14개의 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KIA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3안타를 때리긴 했지만 다음 2경기에서는 침묵했다. 결국 0.294의 타율과 단 4개의 홈런으로 시즌 초 기대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남긴 채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 삼성 맥키넌의 월별 타율 변화. 자료=스탯티즈 /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
ⓒ 박영우 |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맥키넌의 인플레이 타구 평균 속도는 KBO리그 전체 타자 중 상위 26%로 상위권에 속한다. 안타 타구 평균 속도 역시 144.6km/h로 상위 26%다. 하지만 장타 타구 평균 속도는 146km/h로 상위 67%에 위치해 리그 평균보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타의 개수도 17개로 리그 공동 54위에 올라있는데, 같은 순위에 있는 한화 채은성과 NC 김성욱의 장타 타구 평균 속도는 각각 149.4km/h, 148.1km/h이다. 오히려 맥키넌은 교타자라고 할 수 있는 한화 최인호의 데이터(147.4 km/h)에 더 가깝다.
문제는 이 타구 속도에 타구 상하 각도가 합쳐졌을 때 생긴다. 맥키넌은 평균 20.1도의 타격 상하 각도로 리그 49위에 올라있는데, 느린 타구 속도로 인해 타격한 공이 멀리 뻗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맥키넌이 뜬공을 쳤을 때 평균 상하각도는 33.3도, 타구속도는 140.2km/h이다. 오히려 땅볼을 쳤을 때 타구속도 144.3.km/h로 더 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리그 내 외국인 선수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떨어지는 수치이다. 리그 최상위권 타자인 kt 로하스는 땅볼 타구 속도는 맥키넌과 비슷하지만 뜬공과 홈런 타구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맥키넌과 비슷한 중장거리 유형의 SSG 에레디아도 땅볼 타구 속도는 느리지만 홈런 타구 속도에서는 앞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에레디아는 0.361의 타율로 이 부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 7월 8일 기준 삼성 맥키넌의 타구 속도 분석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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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맥키넌와 kt 로하스, SSG 에레디아 간 타구 속도 및 상하 각도 비교. 자료=스포츠투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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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즌 초에 보여준 활약을 봤을 때 최근의 부진이 맥키넌의 원래 실력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로는 삼성이 바랬던 중장거리 타자의 역할은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을야구를 넘어 9년 만의 리그 우승을 노리는 삼성으로서는 맥키넌을 두고 오는 8월 15일 마감되는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시한까지 장고의 시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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