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0순위' 무너트리고 존재감 알렸다…SSG '6R 신인' 정현승 "타격서 좀 더 성장하고파"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는 전반기 동안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신인 내야수 박지환이었다. '최정의 후계자'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박지환만 돋보였던 건 아니다. 또 다른 신인 내야수 '5라운더' 정준재도 팀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전반기 막바지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인 외야수도 있었다. '6라운더' 정현승이 그 주인공이다.
2001년생 정현승은 현산초-부천중-덕수고-인하대를 졸업한 외야 유망주로,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60순위로 SSG에 입단했다. 리드오프 출신으로서 장타를 뽑아낼 수 있는 파워를 보유했으며, 강한 어깨를 통한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갖췄다. 대학 시절에는 수비 능력에 있어서 최상위권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시즌 초반부터 두 달 넘게 2군에서 경험을 쌓은 정현승은 지난달 29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1군 등록 당일 데뷔 첫 선발 출전 기회까지 얻었고, 9번타자 겸 우익수로 나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이튿날 이숭용 SSG 감독은 "첫 타석부터 작전을 잘 수행했다. 타석에서 직구가 들어올 땐 좀 밀리지만, 변화구를 잘 따라갔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2주 가까이 1군에 머무른 정현승은 지난달 10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2주 넘게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고, 지난달 29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이튿날 잠실 두산전에서 9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데뷔 첫 결승타를 만들었다.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3루에서 '신인왕 0순위'로 주목받는 두산 김택연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리면서 팀에 중요한 득점을 안겼다.
장현승은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어렸을 때 꿈꿨던 게 현실이 돼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주위에서 축하한다는 이야기도 해줬고, 계속 1군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1군에서 선배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정현승에게는 큰 경험이다. 그는 "(한)유섬 선배님이나 (추)신수 선배님께서 많이 조언해 주신다"며 "(추신수 선배님은) 외야 수비할 때 미리 판단하지 말고 공을 체크한 뒤 따라가라고 말씀해 주시기도 하고, 자신있게 하라고 조언해 주신다"고 말했다.
정현승은 데뷔 시즌에 퓨처스 올스타전 무대까지 밟는 기쁨까지 맛봤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50경기에 출전, 149타수 41안타 타율 0.275 1홈런 25타점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07을 기록 중이다. SSG 퓨처스팀 관계자는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간결한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든다"며 "중견수 수비에서 안정적이고 넓은 수비를 보여준다"고 정현승을 평가했다.
정현승은 "정신 없이 첫 해를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팀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친해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전반기를 통해 성과뿐만 아니라 과제도 함께 확인한 정현승이다. 그는 "수비는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타격적인 면에서도 자신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타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 안타를 더 치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치적인 목표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고 싶은 게 정현승의 생각이다. 정현승은 "프로 첫 해인데, 그래도 지금 1군에 등록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1군에) 있고 싶다.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계속 경기에 나갔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현승은 인터뷰 말미에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잠시 고민에 빠진 사이 '입단 동기' 정준재가 인터뷰를 통해 '항상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얘기했다는 기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자 정현승도 "나도 (정)준재처럼 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유준상 기자 / 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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