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여운 유도 에이스 보셨나요, '푸바오' 닮은 헤비급 강자 김하윤 [별★별 파리]

이은경 2024. 7. 9. 08: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yonhap photo-4952=""> 질문에 답하는 김하윤 (진천=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유도 국가대표 김하윤이 26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대한민국 선수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26 yatoya@yna.co.kr/2024-06-26 12:04:05/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유도 여자 +78㎏급 대표 김하윤(24·안산시청)은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보다 밝고 사랑스러운 웃음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선수다. 

그는 지난달 26일에 열린 대한체육회의 파리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유도 대표팀을 대표해서 행사에 나섰다.
김하윤은 인터뷰에서 “파리 올림픽을 기대해 주세요”라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어떻게 기대하면 될까요”라고 하자 장난끼 넘치는 눈빛으로 “음… 많이?”라고 답해 주변을 폭소하게 했다. 이렇게 귀엽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유도 헤비급 최강자는 지금까지 한국 유도에서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다. 

진천선수촌 치료실에서 테이핑을 받느라 진료 베드에 앉아있는 김하윤의 실루엣은 영락없는 푸바오(판다 이름)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그의 별명은 푸바오다. 김하윤은 “그 별명이 싫지 않다. 특히 흰 도복만 입으면 똑같다고 하더라”고 생글거렸다. 대표팀 내부에선 그에 대해 “항상 웃음을 주는 선수이자 분위기 메이커”라고 말한다. 

유도 대표팀 동료들 사이에서 '푸바오'라고 불리는 김하윤.     진천=이은경 기자, 삼성물산 제공
테이핑을 하면서도 시종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는 김하윤.    진천=이은경 기자 

귀여운 표정만 보고 ‘물렁한’ 선수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김하윤은 한국 유도를 구한 구세주였다. 김하윤은 항저우 AG 여자 +78㎏급 결승에서 쉬스옌(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유도가 AG 최중량급에서 따낸 사상 첫 금메달이자 항저우 AG 한국 유도의 유일한 금메달이다. 만일 김하윤이 없었다면 한국 유도는 ‘항저우 노골드 참사’를 겪을 뻔했다. 

김하윤은 헤비급 선수로서 약점도 많다. 키 1m78㎝에 체중은 최대 120㎏ 안팎을 유지하는데, 국제 무대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는 신체조건이 아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계체에서 김하윤의 체중은 109.9㎏이었고, 결승 상대 쉬스옌은 당시 김하윤 보다 24㎏이 더 나갔다. 

<yonhap photo-4419=""> 김하윤 '금메달 결정 짓는 절반' (항저우=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하윤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중국 쉬스옌을 상대로 절반을 획득하고 있다. 2023.9.26 pdj6635@yna.co.kr/2023-09-26 18:48:20/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yonhap>

유도를 시작한 시기도 늦은 편이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취미로 유도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선수 생활은 부산 삼정고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전국대회를 제패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타고난 유연성과 순발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하윤의 확실한 장점은 다리 기술이다. 주기술은 안다리 걸기, 항저우 금메달을 가져온 결승전의 결승점은 밭다리 후리기로 따냈다. 

그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결정전에서 아시아 타바노(이탈리아)에게 허벅다리걸기 절반을 따냈다.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는 우승했다. 

유도계에서는 김하윤이 파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 경쟁’을 통해 더 성숙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무서운 고교생’ 이현지(제주 남녕고)에게 한판으로 졌다. 당시 김하윤은 대한유도회 규정에 따라 메이저 국제대회 성적 포인트로 이미 파리 올림픽 대표로 결정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현지가 이 대회에서 김하윤에 이어 또 다른 대표 선수 박샛별까지 한판으로 던져 우승했고, 이어진 아시아선수권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소네 아키라(일본)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 내에서도 ‘이현지의 기세가 김하윤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김하윤에게는 무서운 후배의 등장으로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커졌던 시간이었다. 

<yonhap photo-3447=""> 힘의 대결 (진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3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여자 78kg 이상급에 출전하는 김하윤(왼쪽)이 남자 선수와 훈련하고 있다. 2024.6.13 superdoo82@yna.co.kr/2024-06-13 12:36:56/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선찬종 대한유도회 전무는 “김하윤이 마음고생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경쟁 과정을 통해 더 독하게 훈련하고 업그레이드됐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따낸 게 그런 성과를 드러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한유도회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허미미(경북체육회·여자 57㎏급), 김민종(양평군청·+100㎏급) 이상으로 파리에서 김하윤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김하윤은 “코치님들이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며 웃었지만, 미디어데이 행사에 김하윤을 유도 대표로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하윤은 “프랑스는 유도 인기가 정말 많다. 올림픽 때도 유도장이 관중으로 꽉 찰 거 같다. 기대된다”고 했다. 김하윤의 파리 올림픽 첫 경기는 8월 2일(한국시간)에 열린다. 

이은경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