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수출 여성기업 2% 벽 넘으려면

김철현 2024. 7.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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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 정책토론회' 현장에선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중기부는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여성이 강점인 분야를 선별해서 수출 전략 품목으로 육성하고 해외공관 등과 함께 해외 현지 정보제공부터 법률적 해소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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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 정책토론회’ 현장에선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발표에서 언급된 여성기업의 수출 현황 때문이다. 김보례 여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경험이 있는 여성기업은 1.9%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숫자는 국가승인 통계인 ‘2023 여성기업실태조사’에서 나왔다. 여성이 대표자이면서 매출이 일정 금액 이상인 24만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2022년 기준 수출 사례가 4465건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전년에는 1.5%였는데 1년 동안 0.4%포인트 올랐다. 법인기업과 개인을 함께 조사한 이후로 여성기업 중 수출을 경험한 비중이 2%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1주일 동안 진행된 여성기업주간의 주제가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기회를 여는 K-여성기업’이었던 것은, 여성기업이 수출에서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이런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정부나 기업계 모두 여성기업이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로 진출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기업도 내수를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여성기업주간 행사를 주관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이정한 회장도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오늘날 경제환경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등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은 그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국내 시장에 머물러왔던 여러 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요구한다. 게다가 저성장·저출생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확대돼야 하며 이는 여성기업의 성장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여성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민관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렇다면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여성기업에 물어보니 절반에 가까운 44.2%가 수출 활동 애로 사항으로 해외 시장 정보 부족을 꼽았다. 다음은 해외 마케팅 비용 부담 30.8%, 해외 바이어 발굴 어려움 26.5% 등이다. 수출 중소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빠지지 않는 항목들이다. 하지만 이 애로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 여성기업만이 부딪히는 문제가 보인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싶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여성기업이라는 이유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또 한 여성 창업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하려고 했는데 남성 중심의 인맥 네트워크 없이 신뢰를 쌓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실제로 세계은행과 세계무역기구(WTO)의 조사에서도 여성기업인은 수출을 할 때 법·정책, 자금, 관세 등 절차에서 남성과 정보 격차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여성이 강점인 분야를 선별해서 수출 전략 품목으로 육성하고 해외공관 등과 함께 해외 현지 정보제공부터 법률적 해소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여성기업이 수출 현장에서 겪는 장애를 면밀히 파악, 여성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여성기업의 강점으로 곧잘 꼽는 ‘섬세함’은 정책에도 요구된다.

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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