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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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우리는 말에서 다양한 감촉을 느낀다.
내가 상대의 말을 통해 느끼는 것처럼, 상대도 내 말을 통해 다양한 감촉을 느낄 것이다.
내 말은 어떤 감촉으로 상대에게 다가가고 있을까? 더 정확히 말해서 나는 어떤 감촉을 느끼게 하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까? 또 나는 나의 말에서 어떤 감촉을 느끼기를 바라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따뜻함'은 내 말의 감촉도, 내가 추구하는 말의 감촉도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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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우리는 말에서 다양한 감촉을 느낀다. 내가 상대의 말을 통해 느끼는 것처럼, 상대도 내 말을 통해 다양한 감촉을 느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하지만, 다들 들으려고만 할 뿐 스스로 먼저 따뜻한 말을 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새로운 온도의 말이 오가게 하려면 새로운 말의 길을 내야 한다는 게 신지영 교수의 조언이다. 미운 말 대신 예쁜 말, 상처를 주는 말 대신 위로를 주는 말이 우리 귀에 많이 들려야 한다. 자주 주고받던 말이 아니기에 처음에는 불편하고 쑥스럽기도 하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용기를 내 계속 시도하고 익숙해져야 사람들 사이에 따뜻한 말이 오갈 수 있다. 글자 수 1001자.
내 말은 어떤 감촉으로 상대에게 다가가고 있을까? 더 정확히 말해서 나는 어떤 감촉을 느끼게 하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까? 또 나는 나의 말에서 어떤 감촉을 느끼기를 바라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따뜻함'은 내 말의 감촉도, 내가 추구하는 말의 감촉도 아니라는 것을.
직업 특성상 나는 따뜻함보다는 '날카로움'을 훈련받아 왔다. 냉철하고 이성적이며 정확한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벼려지는 내 언어가 나는 참 마음에 들었다. 어느새 뭉개거나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것은 '악'이고, 정확하고 날카롭고 뾰족하게 표현하는 것이 '선'이라는 생각이 깊이 뿌리박혔다. 렌즈의 초점을 맞추듯,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듯, 내 말이 목표 과녁에 가서 정확히 꽂히기를 바랐다. 벙벙하게 퍼지고 흐물흐물 늘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렇게 내가 원하고 추구해 온 말, 내 말의 감촉에 대해 돌이켜 보면서, 그간 나는 따뜻한 말보다는 날카롭고 빈틈없는 말을 훨씬 더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 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말의 온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그런 온기가 필요하고 그립다고 생각해 본 적도 별로 없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상대의 말에서 느끼고자 하는 감촉은 무엇일까? 다양한 통로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감촉이 바로 '따뜻함'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뒤 다시 '따뜻함'의 관점에서 일상의 언어를 살펴보았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부터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물론, 드라마의 대사와 관찰 예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말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다. 왜 사람들이 따뜻한 말 한마디를 그리워하는지를.
이유는 간단했다. 듣고 싶은 말과 듣고 있는 말 사이의 괴리 때문이었다. 따뜻한 말을 듣고 싶은데 따뜻한 말을 듣지 못하니 따뜻한 말이 그리운 거였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모두 듣고 싶어 하지만 정작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하지는 않는다. 듣고 싶다면 해야 하는데, 하지는 않고 듣고만 싶어 한다.
-신지영, <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 인플루엔셜, 1만8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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