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6월 CPI·실적 대기하며 S&P·나스닥 최고치…애플, 시총 1위 탈환

뉴욕=권해영 2024. 7. 9.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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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CPI, 12일 PPI 지표 공개
고용 냉각 신호 이어 인플레 둔화 지속 관건
1년 기대 인플레 3%…전월 3.2%서 하락
파월도 의회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
씨티·JP모건 시작으로 2분기 어닝 시즌 돌입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8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번 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고용시장 냉각 신호가 잇달아 감지된 데 이어, CPI 둔화세까지 지속되면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08포인트(0.08%) 하락한 3만9344.7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66포인트(0.1%) 오른 5572.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0.98포인트(0.28%) 상승한 1만8403.74에 장을 마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0.65% 올라 시총 3조4934억달러를 기록하며 MS(3조4652억달러)를 제치고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모픽 홀딩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32억달러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75.06% 치솟았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에 인수합병(M&A) 된다는 소식에 클래스 A 주식이 2.69% 상승했다. 스카이댄스는 현금 24억달러에 파라마운트 글로벌 모회사인 내셔널 어뮤즈먼트를 먼저 인수한 뒤 추가 자본을 투입해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합병, 새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태양광 인버터 솔루션 기업인 솔라에지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의견을 종전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한 뒤 9.26% 급등했다.

이번 주 가장 큰 이벤트는 오는 11일 예정된 6월 CPI 발표다.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올라 5월 상승률(3.3%)을 밑돌 전망이다. 4, 5월 CPI 상승률(각각 3.4%·3.3%)이 모두 전월(3.5%·3.4%) 수치를 하회한 데 이어 석 달 연속 CPI 둔화세가 지속됐을지 주목된다. 특히 CPI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중 좀처럼 둔화되지 않는 주거비 상승률이 완화됐을지가 관건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6월에 3.4% 올라 5월 상승률(3.4%)과 같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CPI 공개 하루 뒤인 12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도매물가인 PPI는 시간을 두고 소매물가인 CPI에 영향을 미친다. PPI는 6월에 전월 대비 0.1% 올라 5월(-0.2%) 수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6월 CPI 지표까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를 지속할 경우 9월 금리 인하 전망에는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공개된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1%로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농업 신규 고용도 20만6000건 늘어 증가폭이 전월(21만8000건) 대비 줄었다.

이 가운데 소비자의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발표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6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를 기록해 5월(3.2%) 수치보다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률 둔화 전망과 고용시장 냉각 조짐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75.8%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65.6%에서 상승했다.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일주일 전 78%에서 현재 85.9%로 올랐다.

UBS의 빈센트 히니 전략가는 이날 투자 메모를 통해 "우리는 견조한 경제, 실적 성장, 금리 인하 (가능성),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근본적인 여건이 주식을 여전히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그레그 윌런스키 미국 채권 수석은 "다가오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완화 신호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주식과 고수익 채권에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도 이어진다. 파월 의장은 9일과 10일 나란히 미국 상·하원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일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 경로로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완화적 정책에 착수하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원한다"고 밝혔다. 의회에 출석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티그룹, JP모건 체이스 등 금융주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 시즌도 이번 주부터 본격화한다. 펩시코, 델타항공 등도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2%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수준인 4.27%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 기대감에 내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83달러 하락한 배럴당 82.33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79달러 내린 85.75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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