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D램 가격 50% 오른다"…'울트라 슈퍼사이클' 조짐

지난해 추운 겨울을 보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뜨거운 여름이 찾아왔다. 인공지능(AI) 서버 구동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D램 시장은 내년까지 역대급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D램 가격 지표인 DXI지수는 지난 5월 1년 6개월만에 3만선을 넘기며 불황 탈출을 예고했다. 시장은 2022년 하반기 가격 하락이 시작된 메모리 시장에 불황 터널이 끝났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내년까지 D램 가격이 최대 5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열풍으로 D램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전에 없던 울트라 슈퍼사이클(대호황)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문제는 그 사이 바뀐 ‘게임의 법칙’이다. 범용 D램 칩을 낮은 가격에 많이 찍어내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돈을 쓸어 담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각 기업들은 한정된 생산 능력 내에서 맞춤형 메모리인 HBM과 차세대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그래픽용 D램(GDDR) 등 다양한 D램 제품의 생산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메모리 빅3’로 꼽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까지의 성적표에 따라 2012년 일본 엘피다 파산 이후 굳어진 3강 체제의 시장 질서가 바뀔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4(삼성) : 3(하이닉스) : 2(마이크론)의 구도인데, HBM 등 맞춤형 메모리로 시장이 재편되면 이 비율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 호실적에도 못 웃는다

공급 확대를 위한 시동도 이미 걸었다. 삼성은 최근 평택캠퍼스 제4공장(P4) 1단계(ph1) 가동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반도체 빙하기’ 이후 건설 작업이 수개월 지연됐지만, 이르면 이달부터 반도체 장비 반입을 시작해 내년 초까지 가동 준비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D램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가 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느라 다른 D램 제품 생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삼성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올해 반도체부문에서 다시 2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하반기 호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는 없다. 잃어버린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을 되찾아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지난 30년 동안 압도적 선두를 지킨 차세대 D램 경쟁력에서 경쟁사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최선단 D램 공정에서 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삼성보다 먼저 세계 최초 양산 타이틀을 차지하는 일이 최근 잦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주로 팔리는 D램은 삼성이 전성기를 달리던 3년 전에 개발이 끝난 기술”이라면서 “3년 뒤에도 삼성의 위치가 지금과 같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경쟁사와 달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의 천문학적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점도 삼성의 부담이다.
SK하이닉스, 공급 확대 올인

당장 밀려드는 HBM 수요 맞추기도 벅찬 상황이라 엔비디아 이외 고객사를 받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 팹(반도체 공장)의 기존 공간을 활용해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PC·스마트폰 등) 소비자 시장에서의 수요 회복이 서버 시장에 비해 더딘 점은 SK하이닉스에 오히려 우호적인 환경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 아직 부족한 기초체력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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