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마을버스…3단계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 타보니 [차이나테크의 역습]

오삼권 2024. 7.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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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경기 안양시 범계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탑승한 안양시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아도 버스가 스스로 도로 상황을 인식해 주행한다. 오삼권 기자.

지난 5월 28일 경기 안양시 범계역 인근 버스 정류장. 휴대전화 시계가 오후 12시 30분을 가리키자 안양시 자율주행 버스라고 쓰인 청록색 버스가 멈췄다.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에서 개발한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다. 마을버스를 개조해 만든 주야로는 라이다 4개와 레이다 1개, 카메라 5대를 장착해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파악하고 주행한다. 운전자가 필요할 때만 개입하는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이다.

버스에 오르니 운전석엔 운전기사가 앉아있었다. 긴급 상황에 대비한 조치다. 앞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엔 안전요원 한 명이 자리를 지켰다. 안전요원은 “자율주행 버스는 안전 상의 이유로 입석이 불가능하니 운행 중엔 반드시 좌석에 앉으라”며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실내는 일반 버스와 동일했다. 운전기사 뒤에 부착된 전광판은 도로 상황과 주행 상태를 안내했다. 버스가 달리면 전광판의 자율주행 문구에 불이 들어오면서 현재 속도가 표시됐다.

자율주행버스 주야로 내부 안내 전광판. 자율주행 중에는 자율주행 칸에 불이 들어온다. 오삼권 기자.

자율주행 버스는 범계역 버스 정류장을 천천히 벗어났다.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아서 주행했다.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차량은 뒤 차량이 오지 않을 때 차선을 변경했다. 신호등의 정지 신호와 좌회전 신호도 정확하게 인식했다. 도로 상황에 따라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주행했고 최대 시속 40㎞까지 가속하기도 했다.

다만 버스 앞에 다른 차량이나 장애물이 등장할 때마다 급제동을 반복했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감속 민감도가 높게 설정돼 있다”며 “시범 운행을 통해 최적의 감속값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버스 '주야로' 외관. 버스 정면과 측면에 자율주행 버스를 나타내는 글귀가 적혀있다. 오삼권 기자.

주야로는 안양시 내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운행한다. 주간엔 범계역~비산 체육공원(왕복 6.8㎞·11개 정류장) 구간을,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는 인덕원역~범계역~안양역(왕복 14.4㎞·22개 정류장) 구간을 운행한다. 박정길 안양시 스마트도시정보과장은 “주야로를 이용한 시민들이 자율주행 버스의 성능과 안전성·기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앞으로 자율주행 버스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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