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내정 몰랐다, 국내 감독 흐름 있었어"…박주호 위원 충격 폭로, '전력위 유명무실' 주장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주장이 맞다면 정상적인 조직의 활동이라고 볼 수 없는 실상이었다.
차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이 뽑혀 그가 10년 만에 태극전사들을 지휘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감독 선임에 관여했던 인물 중 한 명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 위원이 홍 감독 선임 사실을 몰랐고, 지난 5월경부터 전력강화위가 유명무실했다는 폭로를 했다.
폭로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면서 황당할 정도로 충격적이어서 대한축구협회가 박 위원에 대한 비난 혹은 비판을 넘어 그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이 추천했던 인물들과 그에 대한 설명은 물론 전후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나는대로 주장했다.
전력강화위는 지난 2월 꾸려진 뒤 3월 말 외국인 사령탑 후보를 한 명을 콕 찍어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그가 바로 박주호가 추천한 미국 출신 제시 마치 감독이었다.
박주호는 "내가 내 이름을 대고 추천하는데, 어느 정도 알아야 할 것 같은 의욕이 있었다. 의욕이 커서 이야기를 나눠봤다"며 "어떤 축구를 할 건지, 현실적으로 한국에 관심이 있었고 (황)희찬과 연도 있어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 성향 등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더 깊은 이야기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소개할 때 이야기해 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마치 감독은 박주호의 확신과 달리 감독으로 선임되질 않았다. 박주호는 "'나는 한국이다'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서로 접점을 잘 맞추면 될 줄 알았다. 지금 결과를 내고 있다"며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에 따른 강한 아쉬움을 전했다. 마치 감독을 캐나다로 향했다. 캐나다는 지금 열리고 있는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캐나다를 4강에 올려놨다.
충격적인 일은 영상 촬영 도중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기사가 발표됐고 박주호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박주호는 "너 그동안 뭐한 거야?"라는 사회자의 지적에 자신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홍 감독이 지난 2월부터 유력한 후보였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회의 때도 울산 HD 팬들이 트럭 시위를 하고 난리가 났었다. 이게 과연 알맞은 과정인가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위원들이 국내 감독으로 몰아가는 묘한 상황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박주호는 "몇몇 분들이 국내 감독이 되야 한다더라. 어떻게 보면 (국내 감독 선임 위한)빌드업이었다.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이어갔다"며 "'국내 감독이 이제 해야 하지 않아?'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왜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외국 감독한테는 다 따지면서 국내 감독한테는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였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내 감독을 내가 반대하는 게 아니다. 게임 플랜을 계속 얘기하는데 게임 플랜과 우리 방향성이 맞는 감독이어야 (대한축구)협회도 말할 수 있다. 협회가 그러면 '기술철학'을 발표해선 안됐다"라며 "계속 홍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홍 감독이 고사를 했다는 데도 후보군에 계속 있었다. 김도훈 감독도, 안 한다는 사람도, 300억원이 필요한 (포르투갈 출신 후벵)아모림도 12인에 들어갔다"며 마치 감독과의 협상이 깨진 뒤 다시 추린 12인 안에서 제대로 된 후보가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을 내놨다.
박주호는 "홍 감독이 고사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위원들이)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투표했다"며 "그래서 어느정도 홍 감독이 높은 순위에 있었다. 지금도 비슷해 보인다"라고 했다.
박주호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은 바로 전력강화위에서 투표로 감독을 정했다는 점이다. 맞는 말이다. 대표팀 감독은 투표가 아닌 계속되는 토론을 통해 누가 수월성과 전문성이 높은지를 판단한 뒤 최적임자를 가려내야 한다. 인기투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3월 A매치 기간 임시감독 선정부터 투표로 의사결정이 적지 않게 이뤄졌음을 알렸다. 박주호는 "이해하지 못했다. 투표하는 게 아니다.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정하나"라며 "(3월에)박항서 감독이 제일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쉬고 계시고 동남아 축구를 잘 알고 계신다. 한 번만 희생을 해주시고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도훈 감독도 싱가포르 축구를 잘 알고 계셨다. 2경기만 잘 마무리해 주시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뽑힌 이는 황선홍 당시 올림픽축구대표팀(U-23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다. 박주호는 황 감독에 대해 "왜 리스크를 만드나 싶었다. 올림픽 탈락과 직결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쨌든 올림픽을 준비하는 감독을 잠깐 맡기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이해가 안 됐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주호는 마치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추천한 인물들도 소개했다.
니코 코바치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그리고 에릭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 그리고 졸트 뢰브 전 바이에른 뮌헨 수석코치였다.
박주호에 따르면 코바치 감독과 테르지치 감독은 일주일 시간을 달라고 했으며, 코바치 감독은 유럽 클럽 부임, 테르지치 감독은 휴식을 선택했다.
뢰브 전 수석코치는 박주호가 친한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오른팔이었다. 투헬 감독은 한국에 오지 않고 휴식 의사를 드러냈지만 그의 휘하에 있던 사단들은 모두 한국에 올 수 있다면서 투헬 감독이 권유한 인물이 뢰브 코치였다. 뢰브 코치가 왜 한국에 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2022-2023시즌 우니온 베를린을 독일 분데스리가 4강에 올려놨던 우르스 피셔 우니온 베를린 전 감독도 박주호가 추천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추천한 인물이 최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가 만나보고 돌아온 독일계 미국인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이었다.
박주호는 "어쨌든 나는 일을 해야 해 바그너를 추천했다. 훈련, 경력, 전술 등을 상세히 전력강화위에 설명했다. 프로필을 받아보고 추천할 수 있는 감독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며 "또 호펜하임 감독이자 김진수를 영입했던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도 추천했다. 공격 성향이 굉장히 강했던 스타일의 감독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주호의 추천 이후 또다시 전력강화위원회의 파행이 빚어졌다. 박주호는 "또 다시 투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왜 이 후보를 추천했는지 설명해야 하고 그걸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투표하자는 거다"라고 탄식했다.
이어 "난 투표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정 위원장이 사퇴했다. 사퇴 이후로는 난 전혀 모른다. 나가신 분들도 있고 소통이 전혀 안됐다. 이유는 모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마치 감독 이후로는 (전강위가) 없어졌어야 했다고 본다"라고 했다.
사진=신문로,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DB/연합뉴스/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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