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어깨 질환, 한눈에 알아보기

2024. 7. 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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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박사의 젊은 노인 의학 <14>


“애 낳는 것보다 고통스럽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의 비명이다. 보통 성인이 하루에 300번 이상 어깨를 회전시키며 활동하는 데 문제는 이 어깨 관절이 불안정적이라는 것이다. 3개의 뼈와 4개의 관절, 4개의 근육에 수많은 근육과 힘줄, 인대와 관절낭, 점액낭이 붙은 어깨는 복잡하고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래서 50대 이상이면 60% 이상이 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다.

병을 키우지 않으려면 흔히 어깨에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알아야 한다. 팔이 머리 뒤로 잘 올라가고 뒷짐도 질 수 있는데 물건을 들거나 잡아당길 때 어깨에 통증이 있다면 이는 회전근개나 장두건의 손상일 가능성이 있다. ‘뽀빠이 알통’ 부분에 통증이 있다면 장두건의 통증일 수 있다. 어깨의 앞과 옆, 뒤쪽 부분에 통증이 있다면 회전근개 손상일 수 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손상’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잖다. 오십견은 두꺼워진 관절낭이 힘줄 및 인대와 유착되면서 생긴 통증이기에 팔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특별히 다치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 오십견은 갱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60대 이후 노년층에서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면 이는 오십견이 아닌 회전근개 손상일 가능성이 크다. 회전근개 손상은 자기 스스로 팔을 움직이지만 통증이 있다. 특히 가방 같은 것을 옆으로 들려고 할 때 통증이 발생하며 팔을 벌려 90도 이상 들기가 어렵다.

다치지 않은 어깨에 갑자기 통증이 일어나고 스스로 움직일 때 아프며 타인이 움직이게 해줘도 아프다면 ‘석회화성 건염’을 염두에 둬야 한다. 회전근개 중 극상건에 주로 오며 이 경우 팔을 들고 밖으로 돌리는 동작을 하기 어렵다.

메가톤급 투수인 류현진 선수처럼 야구 선수에게 많이 생기는 손상이 ‘관절와순 손상’이다. 어깨 관절엔 무릎의 도가니 같은 기능의 관절와순이 있는데 야구 선수의 경우 어깨의 가동 범위를 넓게 할 때 관절의 머리가 소켓으로부터 빠져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이중 위쪽 와순이 찢어지는 경우가 류현진 선수와 같은 ‘슬랩’(SLAP)이다. 팔을 펴서 위로 들거나 뒤에서 앞으로 당길 때 통증이 느껴진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관절 탈구도 있다. 주로 어깨 앞쪽에 와순이 찢어진다. 어깨를 위로 들고 밖으로 돌리려고 하면 통증이 느껴지거나 빠질 것 같은 불안정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노인이 흔히 겪는 ‘어깨 충돌 증후군’도 있다. 어깨를 돌리거나 팔굽혀 펴기를 할 때 점진적으로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고 팔을 돌릴 때 삐걱하는 느낌이나 소리가 날 경우 이를 의심해야 한다. 어깨 충돌 증후군은 그 증상으로 끝날 수도 있고 회전근개 손상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팔을 모을 때나 위로 들 때, 어깨 위의 앞쪽에서 통증이 일어나면 ‘견봉 쇄골 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소염제를 사용해도 호전되며 관절염 부위에 주사를 맞으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어깨 관절에 서서히 통증이 시작하면서 잘 돌아가지 않고 일을 하거나 누워 있을 때 계속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고 뻑뻑한 느낌이 들며 머리를 빗기가 어렵고 반대편 어깨나 등 뒤로 손을 돌리기가 어렵다면 관절에 오도독뼈가 손상된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엔 주사로 효과를 볼 수가 있지만 말기엔 수술로 치료를 해야 해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질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넘어가는 과도한 자세를 피해야 한다. 통증이 있는 경우 이를 유발한 행동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도 문제 행동을 반복하면 병을 키우게 된다. 나중엔 어깨 수술을 받게 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어깨 통증이 시작됐는가. 일단 그 원인 동작을 멈추자. 그리고 정확한 진단을 받고 빠르게 해결하자. 어깨가 자유로워진다면 삶은 우리에게 더 많은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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