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요구는 해당행위·反민주”…1∼2주 사이 추이 변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선 완주 방침을 밝히고 지난달 27일 TV토론 이후 일각에서 계속되는 후보직 사퇴 요구 관련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에서 맥락을 벗어난 발언을 하고 작고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은 이후 10여 일 사이에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및 인지력 리스크’로 급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정상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확산됐다. 민주당의 일반 당원 사이에서도 ‘바이든으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TV토론 직후인 지난달 28∼29일 CBS와 유거브 조사(오차범위 ±4.2%포인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72%, 민주당원의 46%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바이든의 완주 지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후보 교체 ▶미니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 등으로 의견이 엇갈리며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선과 함께 11월 의회 선거도 치러야 하는 민주당에는 혼돈의 시기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문제는 앞으로 1∼2주 안에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오는 9∼11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자신의 리더십과 존재감을 확인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의회가 여름 휴회기를 끝내고 8일 재소집되면서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재개한다. 의원들이 의회에 복귀하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쪽 분량의 서한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내 자신의 재선 도전 포기는 없다고 쐐기를 박으며 사퇴요구는 해당 행위이고, 반(反)민주적인 행동이라는 으름장을 놨다. 그는 “언론 등에서의 각종 추측에도 끝까지 선거를 치러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리라는 것이 나의 굳은 각오”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나는 이번 대선에 뭐가 걸렸는지에 대한 선의의 공포와 걱정, 사람들이 가진 우려를 들었다”면서 “내가 그 우려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는 그만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42일, 대선까지는 119일이 남았다. 향후 임무에 대한 결의 약화나 명확성 부족은 오직 트럼프에게만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는 상처를 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힘을 모아 단결된 당으로 전진하고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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