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이 임의로 수색지침 변경… 사단장에 책임 묻기 어려워”

김재산,송경모 2024. 7. 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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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한 이유로 그의 관리책임과 채 상병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의)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수색 방식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의 작전 수행 관련 지적과 질책에 따른 부담감이 있었음이 일부 확인되나 이를 이유로 포11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 지침 변경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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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수사 결과]
“채상병 사망과 인과관계 인정 안돼
임 수색지휘는 월권, 직권남용 아냐”
민주당 “지금 당장 특검 수용하라”
임성근(맨 왼쪽)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공소 제기당할 위험성이 남아 있다”면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8일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혐의없음을 결정한 경찰 수사 결과 발표 후 “앞으로는 더 이상 허위 주장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연합뉴스


경찰은 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한 이유로 그의 관리책임과 채 상병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경북경찰청은 “당시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작전 관련 ‘사전 위험성 평가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의)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수색 방식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의 작전 수행 관련 지적과 질책에 따른 부담감이 있었음이 일부 확인되나 이를 이유로 포11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 지침 변경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채 상병 순직의 직접적 원인이 포11대대장의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였던 만큼 임 전 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단장 명의의 단편명령을 내려 부대별 작전 임무를 부여했다거나 늦은 작전 투입을 질책했다는 등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직권남용 의혹은 순직한 채 상병이 속한 부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이 해병 1사단에서 육군 모 사단으로 넘어갔음에도 수색 과정 지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직권남용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 사항에 관해 그 권한을 위법, 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이지 일반적 직무권한을 넘는 ‘월권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경찰은 “월권행위에 따른 내부적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 조치 등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결과 발표) 내용은 제가 그간 증거와 법리를 토대로 말씀드린 바와 사실상 동일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간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발표한 분들은 조속히 주장을 정정한 다음 그 정정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달라”며 “허위사실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분들을 상대로 형사 및 민사 소송 등 권리구제 조치를 빠짐없이 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 측은 입장문을 내고 “결국 경북청의 수사 결과 발표는 특검이 왜 필요한지를 잘 보여줬다”며 “조속히 특검을 발족해 해병 사망이 누구의 책임이고 누가 왜 해병대 수사에 개입했는지 낱낱이 규명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야당도 경찰 수사 결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모순적 논리로 임 전 사단장을 불송치 결정했다며 특검 도입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수사 결과를 납득하지 못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며 “더 이상의 핑계는 소용없다. 지금 당장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을 거부할 명분은 완전히 사라졌다”며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께선 윤석열 대통령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송경모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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