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영의 마켓 나우] 연금 받을 때는 노후 리스크를 고려하라

2024. 7. 9. 00: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경영학 박사

연금시장이 ‘적립’에서 ‘인출’의 시대로 급전환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생) 연금 수령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1961년생이 국민연금을 받는다.

퇴직연금을 계좌 ‘개수’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일시금으로 찾는 비중이 89.6%로 압도적이다. 계좌 ‘금액’ 기준으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연금·일시금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거의 5대5로 비슷해졌다.

인출의 시대가 개막하자 연금 수령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받는 나이가 정해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 최대 5년까지 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 당겨 받으면 연 6%씩 받는 금액이 줄어든다. 뒤로 미루면 연 7.2%씩 늘어난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55세 이후라면 특별한 제약이 없다. 60세부터 받아도 되고 70세부터 받아도 된다.

김지윤 기자

은퇴란 월급과 같은 정기적인 소득을 더는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동안 쌓아온 연금과 노후자산 등을 활용해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현금흐름의 효율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남은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적지 않은 노후 자산을 쌓아두고도 여전히 불안감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은퇴자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노후자산은 축적도 중요하지만 활용 방법이 훨씬 더 중요하다.

‘모두 통장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꺼내 쓰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혹은 모두 즉시납 연금보험 등에 가입해 세상을 뜰 때까지 연금으로 받는 방법도 있다. 두 가지 모두 리스크가 있다. 전자는 자칫 사망 전에 고갈될 위험이 있다. 후자는 목돈이 필요할 때 유연성이 떨어지고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바람직한 현금 흐름을 설계하려면 노후에 맞이하게 될 재무적 리스크를 이해해야 한다. 노후에는 정기 소득의 중단으로 금융자산 의존도가 높아진다. 현역일 때는 자칫 잘못되어도 새로운 소득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노후에는 다르다. 게다가 인지능력의 저하로 잘못된 재무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커진다. 또한 은퇴 후 30년 이상 생활하는 동안 지속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해 자산의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물가상승 위험은 그동안 쌓아 온 자산의 가치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노후 자산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연금의 인출 전략을 짤 때는 이러한 노후 리스크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고 고려해야 한다. 한 개의 금융상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적절하게 여러 금융상품을 섞어서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경영학 박사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