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향하는 뉴펜저스 ‘어게인 2020’
멤버는 바뀌었지만, 자신감은 그대로다.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에서 ‘뉴펜저스(뉴 어펜저스)’로 변신한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파리올림픽에서 금빛 찌르기를 약속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올림픽 때마다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펜싱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한다.
한국 펜싱대표팀은 그동안 김정환(41)·구본길(35·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김준호(30·화성시청)·오상욱(28·대전시청) 등 4명이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멤버가 바뀌었다. 파리올림픽에는 기존 멤버 가운데 구본길과 오상욱만 출전한다.
최근 열린 펜싱대표팀 출정식에 참석한 구본길은 “정환이 형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제 깨달았다. 리더, 캡틴이라는 자리가 힘들다는 걸 느꼈다”며 “내가 무너지면 후배들도 무너지기 쉽다. 맏형인 내가 정신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블 영화 속 ‘어벤저스’는 기존 영웅들이 떠난 뒤 새로운 영웅들이 등장해 힘을 보탠다. ‘뉴펜저스’에도 젊은 피가 합류했다. 20대의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과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이 주인공이다. 구본길은 “새 멤버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4명이 색깔도, 분위기도, 펜싱 스타일도 각각 다르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막내였다가 둘째가 된 오상욱은 “(젊은 선수)두 명이 들어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전 못지않은 전력으로 파리올림픽을 치를 것”이라며 “그동안 형들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는데 요즘은 후배들이 저를 따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펜싱대표팀에서 물러난 김정환과 김준호는 파리올림픽에 선수 대신 해설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구본길은 “우리 사정을 제일 잘 알고 있으니 좋은 해설을 해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국민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욱은 “형들과 가끔 통화하면 ‘몸이 어떠냐’고 물어본다”며 “정환이 형은 워낙 말을 잘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0대 중반으로 대표팀 맏형이 된 구본길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그동안 네 차례 올림픽을 치르면서 욕심도 내보고, 내려놓기도 해봤다. 그래도 마음대로 안 되더라. 내 장점은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라며 “개인전 준비는 이미 끝났다. 색깔과 상관없이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했다. 구본길은 또 “그 전에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훈련을 하고 준비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는 요즘은 훈련 과정 자체가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4명의 선수 중 세계랭킹(9위)이 가장 높은 오상욱은 개인전 첫 메달 획득을 꿈꾼다. 올해 초 손목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번 달 쿠웨이트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기르던 수염까지 깨끗하게 면도한 오상욱은 “파리올림픽에서 후회 없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 은 1, 동 3개를 따내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은 여자 에페와 사브르 등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랭킹 2위인 에페 대표팀 송세라는 “단체전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획득이 목표”라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윤지수는 “여자 사브르도 기대해 달라. 런던올림픽 못잖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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