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쌓듯 30분이면 아파트 한채 뚝딱…LH “모듈러 주택 확대”

김원 2024. 7. 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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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세종시 산울동 일원에 짓는 공공임대주택은 모듈러 공법이 적용된다. 트레일러에 실린 모듈러 주택(공장에서 제작된 집)을 600톤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사진 LH]

600t짜리 크레인이 트레일러에 실려있는 집 한 채(23t)를 5층까지 들어 올리는데 10분(평균 30분 소요)이 채 걸리지 않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세종시 산울동 일원(행복도시 6-3 생활권 UR1·2블록)에 짓는 지상 7층, 416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에는 모듈러 공법이 사용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등 집의 80%가량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으로 옮겨와 이를 레고 블록처럼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LH는 지난 4일 ‘스마트건설 추진계획’ 설명회를 열고 “모듈러 주택 시장 확대와 대량 생산의 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H는 “모듈러 주택 확대를 통해 건설 자동화, 제조업화를 통해 설계·시공오류, 기후변화로 인한 공기 지연, 현장 안전사고 및 건설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듈러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공사기간의 단축이다. LH는 “모듈러 공법은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약 30% 공기 단축이 가능하며,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듈러 공법에서는 얼마나 높은 층을 쌓을 수 있느냐가 기술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현재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은 13층(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이다. LH는 경기 의왕초평지구에 이를 뛰어넘는 최고 20층, 381가구 규모의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대량 생산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공사비가 30%가량 더 든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현장에서 최근 인력 수급이 굉장히 어려운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며 “(고비용 등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면 ‘규모의 경제’가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서 “3기 신도시 건설에 토지 보상, 조성 공사 등 자금이 투입되는데, LH가 재무위험기관이라 부채비율(현재 219.8%)도 2027년까지 208.2%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LH 재무구조를 고려해서 일정을 잡는 게 아니어서 정부 발표 계획과 LH 집행 시기가 틀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비율에 연연하지 않고, 정부 계획을 이행하는 방안을 세워놓았다”고 설명했다.

당장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 올해 공공주택 5만 가구를 착공하고, 내년 착공 물량을 6만 가구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세종=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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