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명보인가…“외국감독보다 리더십·전술 나았다”

피주영 2024. 7. 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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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홍명보 감독의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이 ‘원팀 정신’을 잘 만든다”고 했다. [뉴스1]

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을 선임한 이유 8가지를 밝혔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했는데 이날 축구협회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임을 공식 발표하고, 배경을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2027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한국을 이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 8개의 선임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이임생 기술이사의 설명은 브리핑보단 해명에 가까웠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지난 2월 아시안컵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5개월 가까이 외국인 지도자를 물색하다 결국 홍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선 “9월부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데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홍 감독은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고 밝혔다.

이임생 이사는 또 “지난 5일 오후 11시에 홍명보 감독 자택을 찾아가 간곡히 설득했다. (홍 감독이) 날 만나줄까 고민, 두려움이 있었다. 왜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씀드렸다”고 털어놨다.

홍명보

이 이사가 홍 감독에게 제안한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한국 축구의 당면 과제는 북중미월드컵이다. 당장 오는 9월부터 월드컵 아시아 최종 3차 예선이 열린다. 그런데 이 이사는 북중미월드컵을 넘어 2027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이사는 “단기간의 결과로 평가하기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며 “(2020년부터 지휘한) 울산을 계속 이끌어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홍명보 감독의 전술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출신 코치를 적어도 2명 붙여주겠다고 했다. 이 이사는 “(이런 조건을) 홍 감독님도 받아들였다. 홍 감독님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유럽 코치들과 조화를 이룬다면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 간 연계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봉도 외국인 지도자 수준으로 크게 올렸다. 이 이사는 “액수를 밝힐 수 없지만, 이제 한국 감독들도 외국 감독 못지않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선임하기까지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며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혼자서)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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