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만 예외?…SK바사 M&A에 ‘수군수군’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7. 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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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사업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사실상 신규 투자가 올스톱된 가운데, 그룹 안팎에선 SK디스커버리가 ‘무풍지대’인 것을 두고 수군거림도 나오는 분위기다.

재계와 SK그룹에 따르면,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클로케그룹과 IDT 지분 60%를 339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IDT는 클로케그룹 100% 자회사로 각종 백신과 CGT 등을 수탁 생산한다. 이번 인수는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첫 타기업 인수 사례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인수에 실제 들인 금액은 약 263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클로케그룹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76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동시에 체결했다. 백신 개발을 넘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사업 영역 다각화를 서두르겠다는 게 SK바이오사이언스 포부다.

다만, SK그룹 안팎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M&A를 단행하자 ‘큰집’만 예외인 것이냐는 뒷말도 나온다. SK그룹은 ‘큰집’ 최신원, 최창원 형제와 ‘작은 집’ 최태원, 최재원 등 네 형제가 그룹 계열사를 맡아 경영해왔다. 이 가운데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그룹을 세운 故 최종건 창업주 막내아들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최 의장은 SK그룹 안에서 소그룹 형태로 SK디스커버리그룹을 마련해 사실상 독자 경영을 해오던 중 최태원 회장 요청으로 그룹 사업 재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IDT 지분을 인수한 SK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는 SK케미칼(지분 67.9%)이다. SK케미칼 최대주주는 SK디스커버리(지분 40.9%)로, 최 의장이 SK디스커버리 지분 40.7%를 보유하고 있다. 즉, 최 의장 → SK디스커버리 → SK케미칼 →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다. 시기를 단정 짓기 힘들지만 재계에서는 최 의장이 그룹 재정비, 후계 구도 확립 등 굵직한 현안이 마무리되면 소유 구조가 확실한 SK디스커버리그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SK디스커버리그룹 겸직을 내려놓지 않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이런 시선을 적극 반박한다. SK디스커버리는 최 의장이 독립 경영에 나선 뒤 소그룹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사업 구조 재편을 상당 부분 진행했던 터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거래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리밸런싱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는 것이야말로 현시점에서 놓쳐선 안 될 기회기 때문”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7호 (2024.07.03~2024.07.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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