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독이 해야 하지 않아?' 그런 빌드업 있었다"…5달 허탕 친 '전강위' 박주호 폭로

김환 기자 2024. 7. 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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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박주호는 이 영상을 찍기 직전까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정했고 8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박주호 유튜브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전 국가대표 박주호의 발언이 나오면서 전력강화위가 제대로 진행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구성한 전력강화위 위원으로 선임돼 최근 5개월여간 활동한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서 공개한 영상을 통해 입을 열었다.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박주호는 영상 촬영 도중 홍명보 감독이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즉 대한축구협회 내부자였던 박주호는 이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한 모습이었다.

홍 감독 내정 소식을 기사로 접한 박주호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하도 정보가 새어나가니 그렇게 (이 이사 독단적으로) 발표했나보다"라고 이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력강화위 위원으로서 그간 위원회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었다.

그런데 박주호 입에서 나온 몇몇 이야기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 몇 명의 위원들이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국내 감독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해당 주장을 내세운 위원들은 국내 감독들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무책임한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박주호는 이 영상을 찍기 직전까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정했고 8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축구회관, 고아라 기자

박주호는 "몇몇 분들이 국내 감독이 돼야 한다더라"면서 "어떻게 보면 (국내 감독으로 가기 위한)빌드업이었다.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국내 감독이 해야 하지 않아?'라고 말했다"며 일부 위원들이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국내파 감독들을 밀어붙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국내파 감독들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외국 감독들에게는 다 따지면서 국내 감독에게는 (기준이)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였다"라며 후보군에 있는 외국 감독들과 달리 국내 감독들에게는 잣대를 들이밀지도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박주호는 계속해서 "내가 국내 감독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게임 플랜을 이야기하는데, 게임 플랜과 우리 방향성이 맞는 감독이어야 협회도 말할 수 있다. 그러면 협회가 '기술 철학'을 발표하면 안 됐다"라며 게임 플랜과 방향성이 맞는 감독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박주호는 이 영상을 찍기 직전까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정했고 8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

또 "홍명보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있었다. 홍 감독이 고사를 했다는데 후보군에 계속 있었다. 김도훈 감독도, 안 한다는 사람도, 300억원이 필요한 아모림 감독도 (최종 후보) 12인에 들어갔다"라며 홍 감독 이야기가 이전부터 꾸준히 나왔다고 말했다.

전력강화위가 제대로 돌아갔는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국내 감독 선임을 지지하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장을 내려면 그에 합당한 근거를 대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감독 선임만이 아니라 문제를 두고 의견을 나누면서 해결책을 찾는 모든 일에 해당되는 당연한 부분이다.

또한 적어도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술 철학을 발표했다면 협회와 대표팀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걸맞은 감독을 추천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전력강화위 내부에서는 밑도 끝도 없이 특정 인물을 추천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박주호는 이 영상을 찍기 직전까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정했고 8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는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체계가 확실하게 유지되지 못했다.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이 (감독직을) 고사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투표했다. 그래서 홍 감독이 높은 순위에 있었다. 지금도 비슷해 보인다"라고 했다.

8일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홍명보 감독 선임 브리핑에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말한 내용과는 정반대다.

이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갔다.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가 해온 대로 했다. 마지막 후보를 받았고 그 안에서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위원회가 5명만 동의했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언급하긴 그렇다.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문제가 된다면 법무팀에 다시 물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라고 답했다. 

사진=신문로, 고아라 기자/박주호 유튜브/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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