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 30주기' 금수산궁전 참배…'김정은 배지' 또 등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김일성 주석 30주기를 맞아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추모 행사에 참석한 간부들은 '김정은 배지'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섞어서 착용한 모습이었는데 김정은이 선대의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재차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 매체는 이날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건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2주기 이후 올해 들어 처음이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이번 참배에는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당 비서,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주요 간부들이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참가자들과 함께 위대한 수령(김일성)님과 위대한 장군(김정일)님의 입상을 우러러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인민은 당 중앙의 영도(김정은) 따라 어버이 수령(김일성)의 강국 염원을 기어이 성취할 철석의 의지를 안고 주체의 최고성지를 숭엄히 우러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함께한 간부들과 중앙추모대회에도 참석했다. 한편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추모 행사에 참석한 간부들은 '김정은 배지'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섞어서 착용한 모습이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초상휘장)를 처음 공개했다. 앞서 북한 주민들은 2011년 김정일 사망 이후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새겨진 배지를 착용했다.
김정은 단독 배지가 등장하고 간부들이 이를 주요 행사 때마다 착용하기 시작하면서 북한이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 보다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김정은은 지난 2일 상반기를 결산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마치자마자 당 간부들과 함께 군수공장을 비롯한 경제 현장을 찾았는데 이때도 동행한 일부 간부들이 김정은 배지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김일성 기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특히 올해는 김일성 사망 30주기로 북한에서 중시하는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정주년에 해당한다. 다만 김정은은 올해 들어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과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최근 들어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면서 김일성·김정일 등 선대의 위상을 흐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날 김일성의 30주기 추모 행사만큼은 예년에 준해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일방적인 선대 지우기 행보가 자칫 내부 민심 동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전례를 따르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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