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한 ‘극우 방역선’…좌파 ‘대역전’으로 프랑스 주도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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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극우 방역선'은 강고했다.
총선 결선에서 좌파 연합이 예상을 깨고 제1당을 차지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7일(현지시간) 총선 개표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전체 577석 중 182석을 얻어 1당에 올랐다고 밝혔다.
CNN은 "프랑스 국민은 의회가 공전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극우 세력을 막겠다는 압도적인 열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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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예상 RN은 3당 머물러
정부 구성 두고 ‘혼란’ 예상
프랑스의 ‘극우 방역선’은 강고했다. 총선 결선에서 좌파 연합이 예상을 깨고 제1당을 차지했다. 1차 투표에서 1위였던 극우 연합은 3위로 밀렸다. 다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세력이 없어 한동안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7일(현지시간) 총선 개표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전체 577석 중 182석을 얻어 1당에 올랐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소속 당이 포함된 범여권 중도 연합 앙상블이 168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1차 투표 1위로 단독 과반 가능성까지 점쳐진 극우 정당 국민연합(RN)과 연대 세력은 143석으로 3위에 그쳤다.
결선투표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RN의 1당 등극이 확실시되다가 이를 뒤엎는 결과가 나오자 외신들은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1차 투표 이후 좌파와 중도 세력이 극우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치는 ‘공화국 전선’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NFP와 앙상블은 1차 투표 이후 대대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서 RN과의 양자대결 지역구를 190여곳에서 400여곳까지 늘렸다.
반극우 유권자도 결집했다. 투표율이 66.63%로 1997년 이후 가장 높았다. CNN은 “프랑스 국민은 의회가 공전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극우 세력을 막겠다는 압도적인 열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RN은 2022년 총선(89석) 때보다 의석수를 2배 가까이 늘렸지만, 다 잡은 승리를 눈앞에서 놓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불명예스러운 동맹을 통해 프랑스가 극좌 세력의 품에 던져졌다”고 비난했다.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은 “우리는 의원수를 두 배로 늘렸으니 실망할 것 없다”며 “우리 승리는 늦춰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아버지 장마리 르펜에 이어 여러 선거에서 번번이 ‘공화국 전선’에 막혀 집권에 실패했다.
극우 세력의 집권은 극적으로 막았지만, 절대 다수당이 나오지 않아 정국 혼란이 불가피하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총리 선출권을, 의회가 이에 대항한 내각불신임권을 갖는 이원집정부제를 택하고 있다. 과반 정당 없이는 총리 선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쉽지 않다. 제5공화국 체제가 구축된 1958년 이후 과반 정당이 없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연정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에겐 미지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일단 앙상블 소속의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NFP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선거 승리 후 “통치할 준비가 됐다”며 대통령이 NFP 인사를 총리로 지명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앙상블은 멜랑숑 대표와의 연대에 대체로 부정적이어서 마크롱 대통령이 NFP 내 중도좌파 성향인 사회당과 녹색당을 포섭하는 형식으로 연정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 등 멜량숑보다 온건한 인사가 차기 총리로 우선 거론된다. 관료 출신을 총리로 세워 전문가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어떤 정부가 등장하더라도 오랫동안 안정적일 것 같지는 않다”며 “좌파·중도·극우가 합의할 수 없는 가장 큰 쟁점이 국가 재정인 만큼 올해 예산안 심의가 첫 잠재적 화약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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