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경북권 폭우에 침수·고립 속출…옥천서는 실종자도 발생

김인희 2024. 7. 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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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서만 129가구 197명 대피…고립된 마을서 총 14명 구조
충북 옥천에서는 무너진 토사에 매몰 추정되는 실종자 발생
9일 새벽까지 시간당 30~50㎜의 폭우 더 내릴 듯…안전에 유의
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소방 관계자가 침수된 마을에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새벽 중부지방과 충청·경북권에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밤중에 하천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며 도로가 침수돼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는가 하면, 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소방 관계자가 침수된 마을에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연합뉴스

◇ 집중호우에 주민고립·대피 속출

연합뉴스 및 경상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도내에서 129가구 197명이 대피한 상태다. 이들은 하천변에 거주해 침수위험이 높거나 급경사지 인근으로 산사태 위험이 높은 가구 주민들이다.

앞서 오전 3시 10분께 안동시 임동면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집중호우로 고립돼 이 중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나머지 11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는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안동시 상아동과 와룡면 산야리를 잇는 도로, 안동시 임동면 중평삼거리와 영양군 입암면 방향 도로 등 경북 북부 지역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되면서 소방 당국은 추가 고립이나 대피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오후 2시부터 영주댐 방류량이 초당 47.3t으로 늘면서 하천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하천 주변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8일 오전 산 비탈면 붕괴로 토사가 흘러내린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옥천서는 실종자 발생…토사 매몰 추정

호우 특보가 발효 중인 충북 지역에서는 산 비탈면이 무너져 내려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3분께 옥천군 옥천읍에서 "비 상황을 살피러 나간 남편이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는데 집 뒤편의 산이 무너져내려 있다"는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이 집 뒤편에서 굴착기 등을 동원해 약 1시간 30분 동안 50대 남편 A씨를 수색하고 있지만 토사가 빗물에 계속 흘러내려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옹벽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78명이 긴급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산면, 양촌면 등 산사태 취약지역 125곳의 주민 231명에게 대피명령을 내렸고, 현재까지 72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주택가 인근 옹벽 붕괴 사고가 난 천안시 목천읍 주민 3명과 산사태 우려가 있는 보령 청라면 주민 3명도 대피한 상태다.

이날 오전 5시 50분께 대전 중구 중촌동의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트럭 운전자(70대)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긴급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 26분께는 대전 서구 가수원동의 한 하상도로에서 '물에 잠긴 차 시동이 꺼졌다 사람이 타고 있는데 내리지 못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5명을 투입해 승용차 운전자(40대)를 구조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심이 아침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가운데, 차량이 전조등을 켠 채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 경북 영양군 1시간 동안 55.5mm 폭우…시설 피해·농경지 침수 우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는 오전 1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3시간에 113.0㎜, 오전 3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1시간에 55.5㎜ 비가 쏟아졌다. 안동시 옥동에는 오전 3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52.5㎜, 3시간 동안 103.0㎜가 내렸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는 처음이다.

주민 대피 조처를 마친 경북도는 현재 호우로 인한 시설·농작물 피해 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강한 장맛비가 반복됐던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대전 18건, 충남 26건의 비 피해가 접수됐고 현재도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10시 53분께 대전 동구 신상동 한 주택 마당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8일 오전 3시 41분께 대전 서구 장안동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소방 관계자가 침수된 마을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4시 31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 복수교 밑에 텐트가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확인에 나섰으나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전 조치했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충남도는 공주 제민천 산책로 등 천변 산책로 8곳과 아산 천안천 세월교 등 다리 8곳, 홍성둔치주차장 등 7곳을 통제 중이다.

강한 비가 집중된 세종시는 침수 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이날 오전 9시 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하고, 재난 문자를 통해 안내했다. 또 읍면 지역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운영 중인 원도심 수요응답형 버스 '두루타' 운행도 중단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호우가 더 내릴 전망이어서 계곡물 및 하천 범람, 산사태 등 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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