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행정처분 철회…의사한테 질질 끌려다니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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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정부가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형평성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의료진 부담은 점점 커지고 환자분들의 불편·고통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특례까지 해서 완화하는 조치를 했음에도 미복귀하게 되면 (전공의) 개인적으로도 큰 피해가 올 수 있어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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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형사고발 취하 이어 행정처분 철회
행정명령 철회에도 “미복귀 전공이 많아”
기계적 법 집행 강조하던 정부…명분 약화
의대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정부가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각종 행정명령을 철회했음에도 의료현장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소수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집단휴진 때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를 형사 고발했다가 취하한 것과 같은 모습이 반복된 것이다. 당시 정부는 휴진을 주도한 10여명의 전공의를 고발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해 곧바로 취하했다. 이러한 모습이 반복되자 일부 여론에서 "물질 못할 거면 짖지나 마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오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오늘부로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여부에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이탈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수련현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대해 수련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을 '불법행위'로 간주하던 정부가 기계적 법 집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꺾은 것을 넘어 특례까지 제공하겠다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두고 불가역적이라고 명확히 해 왔다.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이라는 강수를 두자 정부도 강경 대응을 원칙으로 한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월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서 동일한 조치를 하겠다"며 "(처분은) 절차대로 그냥 기계적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개별적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며 2020년과 같은 구제 절차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와 함께 집단행동으로 인해 환자 사망 시 전공의에게 법정 최고형까지 구형하겠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동안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등 전공의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유화책을 고수해 왔다. 계속 복귀 마지노선을 제시해 왔고 심지어는 절대 바꿀 수 없다던 2000명이라는 숫자까지 변경했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행정처분의 취소가 아닌 중단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형평성 문제는 피해 갈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 앞서 현장에 남아 있던 전공의, 중간에 복귀한 전공의, 이번에 사직하거나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차등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현장에서 자리를 지켜온 전공의에게 돌아오는 건 "정부가 감사드린다"는 말에 그쳤다.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 보니 현장을 지킨 의사, 환자가 전부 피해를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겠다고 칼을 빼 들었고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여론을 움직였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든가 해야 하는데 (의사들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저자세를 취한다고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이번 조치에도 전공의들이 사직이나 복귀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복귀한 전공의들을 배신자로 낙인을 찍는 '블랙리스트' 유포자 처벌 취소나 집단행동을 부추겼다는 혐의의 의협 전·현직 간부 고발을 취하해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의사들에 대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할 경우 전공의 등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다소 커지는 만큼 정부로선 고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형평성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의료진 부담은 점점 커지고 환자분들의 불편·고통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특례까지 해서 완화하는 조치를 했음에도 미복귀하게 되면 (전공의) 개인적으로도 큰 피해가 올 수 있어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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