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풀 세트' 명승부... KT-WH게이밍 역대급 스토리 쓰인 eK리그 시즌2 [엑's 리뷰]

임재형 기자 2024. 7. 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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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시즌 전 "강등을 걱정해야 한다"고 예상됐던 승격 팀이 eK리그 챔피언의 자리를 넘보는 역대급 스토리가 쓰일 줄 누가 알았을까. 'FC 온라인'으로 리브랜딩 이후 실시된 두 번째 eK리그에서 엄청난 명승부가 펼쳐졌다. 지난 7일 서울 잠실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4 FC 온라인 eK리그 챔피언십' 시즌2에서는 '최강' KT가 '다크호스' WH게이밍의 거친 추격을 뿌리치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전 전까지만 해도 개인전 포함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KT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WH게이밍은 디스어드밴티지(플레이오프에서 기용한 선수 채택 금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강점인 팀전을 필두로 꼼꼼한 상대 전략을 가져오면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비록 승부사 곽준혁의 경기력 회복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FC 온라인'과 eK리그 팬들은 역대급 서사에 환호성을 보냈다.

▲PO 앞서 적용된 패치에 완벽 적응한 KT-WH게이밍, 도합 41골 득점포로 '눈도장'

넥슨은 이번 플레이오프에 앞서 지난 6월 27일 '10차 넥스트 필드' 패치를 적용해 변화를 꾀했다. 이번 패치의 골자는 단연 악명 높은 '10백'을 비롯한 수비 전술의 밸런스 조정이다. 아울러 신규 드리블 '컨트롤드 스프린트' 추가, 협력 수비-컷백 개선 등을 더했다. 넥슨 측은 전술 고착화를 탈피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데, 메타에 완벽 적응한 KT와 WH게이밍은 모두 물 만난 고기처럼 화려한 득점포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개인전에서 우승을 기록한 박찬화를 비롯해 WH게이밍의 에이스 이원주, 'FC 온라인 황제' 곽준혁 모두 스스럼 없는 돌파와 연계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결승전에서 두 팀이 기록한 필드골은 도합 41골이다. 플레이오프 1, 2라운드에서는 13번의 세트 도합 51골이 나왔는데, 결승전은 7번의 세트에서 엄청난 수의 득점이 발생했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KT, WH게이밍의 선수들은 모두 메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WH게이밍 이상민은 인게임에 대해 "수비가 어려워진 만큼 공격적인 느낌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고 평했다. KT 김관형 또한 "연습해보니 완벽한 수비는 어려웠다. 이에 4~5골 승부를 예상했으며, 불리한 스코어에서도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다독였다"고 전했다.



▲우승팀 만큼 축하 받았다... 시즌2 '다크호스' WH게이밍 '눈길'

비록 3-4 스코어로 마무리됐으나 시리즈 면면을 살펴보면 WH게이밍은 KT를 거의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다. 승부 예측 열세(8%)의 근거는 확실한 편이었다. 앞선 플레이오프에서 사용한 선수를 기용할 수 없는 규칙상 WH게이밍은 펠레, 루드 굴리트, 호나우두 등 핵심 선수를 모두 제외한 채로 KT와 대결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박찬화의 개인전 우승 활약으로 결승전 직행에 성공한 KT는 제한 없이 모든 선수를 활용할 수 있었다.

불리한 상황에서 WH게이밍은 자신들의 '승리 플랜'을 착실히 적용시키면서 KT를 향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WH게이밍의 '키 포인트'는 단연 플레이오프 무패를 자랑하는 팀전과 개인전 3위를 달성한 에이스 이원주의 존재다. 승부차기 끝에 1세트 팀전을 가져온 WH게이밍은 자신들의 전략 대로 곽준혁의 천적인 정인호를 매칭시켰다. 이원주는 KT의 베테랑 김정민을 잡아내는 등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했다. 해리 케인, 페르난도 토레스 등 선수들의 활용도 접전 속 빛을 발했다.

에이스 결정전 패배로 아쉽게 무릎을 꿇게 됐으나 WH게이밍은 다시 도전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이원주는 "마지막 경기까지 가게 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다만 아쉽다기 보다는 여기까지 올라올 지 아무도 몰랐을 것 같아 자부심 가지려고 한다"며 "다음 시즌에는 준우승에 그치지 않고 우승까지 달릴 수 있는 팀 되겠다"고 다짐했다.



▲'곽준혁 부활+대회 3연패' 두 마리 토끼 잡은 KT, 국제대회 '정조준'

우승에 턱밑까지 다가간 WH게이밍에 일격을 날린 선수는 부활한 곽준혁이었다. 이번 시즌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던 곽준혁은 '천적' 정인호를 2세트에서 잡아낸데 이어, 7세트 에이스 결정전에서는 부담이 큰 이원주를 접전 끝에 꺾고 팀에 3연속 우승 트로피를 건넸다. 아울러 5세트에서도 박찬화와 함께 WH게이밍의 플레이오프 팀전 연승을 끊고 하루 3승을 달성했다.

KT가 eK리그에서 강팀인 이유 중 하나는 승부사 기질을 지닌 곽준혁이 믿음직하게 버티고 있어서다. KT에 따르면 7세트 '에이스 결정전'의 진출 선수는 개인전 우승자 박찬화가 1순위였지만 이날 곽준혁의 경기력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아 마지막 순간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김관형은 "박찬화 선수를 예상했는데, 곽준혁 선수가 결승전에서 경기력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박찬화 선수가 주저함과 동시에 곽준혁 선수가 자신의 출전을 피력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곽준혁은 "이번 시즌 주인공은 박찬화 선수다. 먼저 나의 출전에 대해 양해를 구했고, 박찬화 선수가 양보해서 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곽준혁에게 양보했던 박찬화는 팀원에 대한 전적인 믿음을 드러냈다. 박찬화는 "7세트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늘 곽준혁 선수가 컨디션이 좋았다"며 "우리 팀은 곽준혁 선수가 잘할때 상승세를 유지한다. 마지막 순간 항상 우승을 만들어냈던 선수도 곽준혁이다. 이에 전적으로 믿었다"고 강조했다.

곽준혁의 부활과 대회 3연패 두 마리 토끼를 잡은 KT의 다음 행선지는 오는 8월 열리는 국제대회 'FC 프로 챔피언스 컵'이다. 지난 대회 'FC 프로 마스터즈'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KT는 이번 국제전에서는 eK리그 결승전의 기세를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KT 선수단은 "1개월 간 열심히 준비하겠다. 곽준혁 선수의 슬럼프 극복도 매우 긍정적이다. 똘똘 뭉쳐 우승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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