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율성 공원은 '6·25 주범' 기념" 광주시 "준공식 계획 없다"

황희규 2024. 7. 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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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당권주자인 나경원 후보가 광주광역시에서 진행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철회를 촉구했다.

나 후보는 8일 오전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부지를 찾아 “6·25 전쟁 주범인 정율성을 기리는 것은 호남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현장을 찾은 것은 나 후보가 처음이다.


“정율성 역사공원·정율성로 폐지해야”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가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현장을 찾아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어머니 김오복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나 후보의 현장 방문에는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 철폐를 촉구하는 전몰군경 유족도 함께했다. 나 후보는 “정율성은 북한과 중국에서의 군가 작곡가로 혁명가이다. 이들 혁명 서열 10위 안에 든 사람, 한마디로 6·25 전쟁 주범 중 하나인데, 그를 여기에다 모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광주 남구에 ‘정율성로’가 아직도 있다. 이것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화 역사공원으로 변경”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가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현장을 찾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철회를 주장했다. 사진은 역사공원 조성 중인 정율성 생가의 모습. 황희규 기자
나 후보는 현장을 둘러본 뒤 역사공원 반대를 주장해온 김오복(64) 범시민 연대 운영위원장 등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인 김 운영위원장은 “공산주의자를 기념한다는 것은 5·18 공원 앞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정율성 역사공원을 철회하고, 5·18 등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터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정율성 공원이 아닌, 우리 민주화 역사공원으로, 광주 근현대 역사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율성 역사공원, 사실상 완공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가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현장을 찾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철회를 주장했다. 사진은 역사공원 조성 중인 정율성 생가의 모습. 황희규 기자
정율성 역사공원은 광주시가 48억원을 투입해 불로동 정율성 생가를 리모델링한 뒤 정율성 관련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의 북한과 중국에서 행적을 문제 삼으며 철회를 요구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정율성 역사공원 공정률은 90%로 잔디 조성을 제외하곤 사실상 완공 상태다. 광주시는 역사공원 논란 속에서 사업을 강행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일반인 공개 여부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등은 8~9월에 결정될 것 같다”며 “준공식도 계획된 게 없으며, 따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광주시와 광주 남구는 정율성 관련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광주시는 올해 정율성 음악축제와 동요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당초 광주시는 본예산 수립 과정에서 음악축제 개최비 2억8400만원을 반영하려 했으나, 시의회와 논의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가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현장을 찾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철회를 주장했다. 사진은 역사공원 조성 중인 정율성 생가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이 노래는 1950년 11월 중공군이 한국전에 개입하면서 가장 많이 부른 노래로 알려져 있다. 정율성은 해방 이후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협주단장 등으로 활동했고, 1949년엔 북한 군가인 ‘조선인민군 행진곡’도 작곡했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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