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홍명보… “원팀·기강·국내체류 등 필요했다”

최다희 2024. 7. 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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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55)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 이사는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을 언급했다.

이 이사는 '측면 뒷공간의 효율적 공략' 등을 언급하며 울산에서 홍 감독이 보여준 전술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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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 기자회견서 홍명보 선임 이유 설명
‘측면 뒷공간 효율적 공략’ 등 울산서 보인 전술 기대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명보 울산 HD 감독.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55)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배경으로 8개 항목을 들어 설명했다.

이 이사는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을 언급했다.

이 이사는 ‘측면 뒷공간의 효율적 공략’ 등을 언급하며 울산에서 홍 감독이 보여준 전술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또 “(울산이) 지난해 K리그1에서 기회 창출, 빌드업, 압박 강도 등 데이터에서 모두 1위였다”며 “활동량은 10위였으나 효과적으로 경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홍 감독을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 표현하며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두 외국인 감독과의 경험을 교훈 삼아 팀 내 자유로움 속 기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홍 감독이 강조해 온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 한국 축구에 필요한 정신력, 조화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외국인 지도자와 비교해 봐도 현 상황에선 홍 감독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이사는 “홍명보 감독은 앞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고, 울산 HD에서는 K리그 우승 2회 등을 차지했다”며 “홍명보 감독이 외국 감독보다 더욱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지도자를 원한 팬들의 열망에 축구협회는 100명 안팎의 외국인 후보를 검토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명문 구단의 주축들이 대거 포진한 대표팀을 맡길 만큼 지도력이 입증된 후보는 비쌌다. 몸값을 감당할 만한 인물은 경력 등이 부족한 상황이 반복됐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유럽 출장을 떠나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을 하고 돌아온 이 이사의 선택은 결국 홍 감독이었다. 이 이사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며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앞서 대표팀 감독 1순위로 거론될 때마다 줄곧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이사는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5일 밤 11시에 홍 감독의 자택 앞에서 그를 만나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날 만나줄까 고민, 두려움이 있다”며 “왜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그러면서 홍 감독을 선임하는 데까지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며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혼자서)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맡았던 울산은 당분간 사령탑 공백 체제를 유지한다. 이 이사는 “울산 구단에서 협회에 많은 협조를 해줬기 때문에, 차후 울산과 협의하면서 구단이 원하는 계획대로 의논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울산을 계속 이끌어나가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K리그 팬분들, 울산 팬분들, 울산 구단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울산 팬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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