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꺼져라" 물벼락 테러…비명 터진 바르셀로나, 무슨 일
오버투어리즘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관광객들에게 물을 뿌리는 일이 발생했다.
8일 영국 BBC가 촬영한 영상에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관광객들에게 물총으로 물을 뿌리면서 시위하는 장면이 담겼다.
시민들은 한 유명 식당에 자리 잡은 관광객들에게 몰려가 물총으로 물을 뿌리면서 "관광객들은 꺼지라(Tourists go home)"고 외쳤다.
막 식당에 앉아 주문하려던 관광객들은 시민들이 쏜 물총에 맞아 옷이 젖자 당황스러워하면서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시위대는 가두행진을 하면서 식당 테라스에 관광객이 앉지 못하도록 공사장에서 출입 금지 구역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테이프를 빙 둘러 붙이기도 했다. 식당 직원들은 당황하는 표정이지만 이들을 막거나 항의하지는 못했다.
시위대는 '여행 때문에 도시가 죽어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판매용이 아니다', '관광객들은 집에 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흔들기도 했다. 이에 한 관광객은 시위대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하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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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매년 2300만명 찾아…주민-관광객 갈등
스페인의 오버투어리즘은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 이후 여행객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고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으로 유명한 바르셀로나는 매년 2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바르셀로나는 축구 팬들에게 사랑 받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가우디 건축물과 중세 건물들로 이뤄져 유럽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물가도 유럽치고는 저렴한 편이어서 관광객이 몰린다.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 곳에서는 소음과 쓰레기, 교통 체증, 사생활 침해 문제로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싸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관광객을 겨냥한 단기 임대용 숙소들이 많아지면서 정작 주민들이 살 주거용 부동산들은 사라지고, 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하우메 콜보니 바르셀로나 시장은 최근 오버투어리즘을 막기 위해 "에어비앤비 등 여행자들이 묵을 만한 공유 숙소를 5년 내 없애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이 외에도 호텔 투숙 시 내야 하는 관광세를 2.75유로(약 3700원)로 인상하거나 식료품이나 식당 가격도 일정 수준 이하로 팔지 못하도록 하는 등 오버투어리즘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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