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이경원] 문자 파동이 놓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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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의미를 놓고 저마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메시지의 중심소재는 결국 '대국민 사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여부를 고민한 사실에, 그 일이 시간이 지나 또 정쟁이 되는 현실에 의아함과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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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의미를 놓고 저마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메시지의 중심소재는 결국 ‘대국민 사과’로 보인다. 영부인의 메시지에 비대위원장이 답하지 않은 태도가 문제인지,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이 메시지가 표면화한 배경이 문제인지 말들이 끊임없다. 한 후보가 응답하지 않았고 김 여사의 사과는 없었는데, 이를 두고 여권 총선 패배의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대목으로도 논쟁은 발전하고 있다.
모두가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정작 아무도 떠올리지 못하는 한 가지 중요한 존재가 있다. 김 여사가 사과 대상으로 둔 국민이다. 김 여사의 문자 내용을 안다는 이들은 김 여사가 사과할 경우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 한 후보에게 터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선 당시 사과를 했던 경험에서 비롯한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설명은, 영부인의 대국민 사과가 ‘민심’이 아니라 ‘표심’을 상대로 고민됐다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진정한 사과였다면 효과를 따지거나 단서가 붙지 않았을 것이다. 과정에서 유불리를 따졌다면, 실제 사과를 했더라도 계산적인 행동으로 남지 않았을까. 말 그대로 대국민 사과라면, 할 이유가 있다면 어떻게든 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의논해 할지 말지를 고민했다면, 반대로 그건 대국민 사과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록 지지율이 하락하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하고, 여론의 반향이 예상되더라도 할 일이 아니라면 하지 않는 태도로 지금까지 국민 앞에 서 왔다. 3대 개혁에 대해서는 ‘지금 세상에서 적을 만드는 일’이라면서도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여부를 고민한 사실에, 그 일이 시간이 지나 또 정쟁이 되는 현실에 의아함과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당정은 총선 이후 쇄신을 다짐했지만, 피로하게 계속되는 문자 파동은 여권에 여전히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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