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 잊었다" 국악 신동의 적벽가 완창
[윤종은 기자]
▲ 소리꾼 이성현의 '적벽가' 완창이 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소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많은 관객들이 관람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
ⓒ 윤종은 |
▲ 소리꾼 이성현의 '적벽가' 완창이 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소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많은 관객들이 관람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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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본격 시작된 한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판소리 한마당 무대가 마련됐다. 소리꾼 이성현의 '적벽가' 완창이 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소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많은 관객들이 관람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공연의 사회자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전수자로 국립창극단 작창가이며 국악방송 TV 프로를 진행하는 서의철 소리꾼과, 장단에는 국가무형유산 제5호 판소리고법 전수자이고 창작연희집단에서 활동하는 송대의 고수가 맡았다.
전통 판소리의 성지 보성소리의 국창인 조상현(85세) 선생의 제자인 이성현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로서, 이번 적벽가는 송만갑-박봉술-안숙선-한승석-이성현으로 이어지는 적벽가 완창 발표회였다. 이성현은 일찍이 어려서부터 소리꾼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줬고 성년이 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자기 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 소리꾼 이성현의 이미지 사진 |
ⓒ 이성현 |
어려서부터 소리꾼으로서 자질을 보여줘
이성현은 어릴 때 대통령상 수상 경력의 한계명 선생에게 흥보가를 배웠고, 1999년 조상현 선생을 만나 지금까지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를 사사 받았다. 또 유미리 선생에게 흥보가를 사사 받아 7세 때 3시간 동안 흥보가를 완창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13년에는 6시간 대장정의 서사시 춘향전을, 2017년에 수궁가를, 2020년에 심청가를, 2023년에는 다시 춘향전을 완창하여 5번의 완창 무대를 펼친 바 있다.
▲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소리꾼 이성현이 '적벽가' 완창을 하고 있다. |
ⓒ 윤종은 |
박봉술제 적벽가는 은사인 한승석 교수로부터 사사받아
이번 공연에서 소리하는 박봉술제 적벽가는 대학과 대학원의 은사인 한승석 교수로부터 사사받은 소리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의 창법으로 재조명하여 군사들의 용맹과 위엄을 느낄수 있는 엄성과 집을 떠나 전쟁터에서 생사를 예측할 수 없는 군사들의 심정을 체화시킨 창법이다. 고제 소리와 장단의 잉여걸이와 밀붙임, 생삼청(한 조(調)에서 순간적으로 딴 청이 나오는 것), 다양한 음색과 이면의 조화를 이루는 성음, 장단을 달아놓고 소리하는 등 판소리 최고의 경지인 기교와 장단이 어우러지는 소리를 선보였다.
또 이 판소리는 빠른 장단에 웅장하고 씩씩한 호령조를 많이 사용하는 가장 남성적인 판소리로 양반들의 애호를 받았던 대표적인 소리이다. 외양적으로는 충의(忠義)와 인덕(仁德)을 주제로 하는듯 하지만, 전쟁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원망스러운 한(恨)을 소리로 엮어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적 풍자가 강하게 나타나는 대목들이 이색적이기도 하다.
이성현 소리꾼은 국악의 산실인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학교 학사, 석사를 수료하고, 현재 국립창극단의 단원으로 활동 중인 우리 전통국악을 지고가는 '역사의 짐꾼'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 또 그는 타고난 소리꾼로서의 자질 뿐만아니라 사회적 소외자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도 보여주고 있다.
▲ 소리꾼 이성현의 이미지 사진 |
ⓒ 이성현 |
사회적 소외자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도 보여줘
3시간여 긴 공연이 끝난 후 이성현 소리꾼은 이마의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한승석 교수님께서 열과 성을 다해 지도해주시고 저도 열심히 소리를 갈고 닦았지만, 소리의 이면을 다 표현하지 못할까 두렵고 아직 많이 부족하다.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잘 새기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시대에 맞게 전통 소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공연을 감상한 박정규씨는"늘 접하던 심청가나 흥부가 같은 국내 소재의 판소리나 삼국지 소설 대신, 고대 중국을 무대로 한 대서사시를 젊은 국내 명창의 판소리로 감상하다보니 한여름의 더위를 잊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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