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 KDDX 갈등 재점화...현대 vs 한화 전면전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2024. 7. 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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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7조 8천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두고 또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먼저 KDDX 사업은 어떤 사업입니까?

<기자> 막강한 전투력에 ‘21세기 거북선’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 KDDX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국내 함정 건조 사업입니다.

우리 해군은 사업에 총 7조 8천억 원(연구개발비 1.8조원,·건조비 6조원)을 들여 앞으로 총 6척의 KDDX를 취역시킬 예정입니다.

KDDX는 육해공 전 영역에서 다중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는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와 적으로부터 은폐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 등이 탑재됩니다.

선체부터 무기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될 예정입니다.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이 건조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미국·일본·중국·영국·노르웨이)로 이지스함을 완전 국산화하는 국가가 됩니다.

향후에는 해외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군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본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사활을 건 이유입니다.

양사는 앞서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 이지스함을 만들어 해군에 인도한 바 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KDDX 사업과 관련한 각종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바로 사업자 선정 방식 때문입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에 각각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군함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상세설계, 초도함 건조 그리고 후속함 건조는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시행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자 법령에 명시된 조항입니다.

KDDX의 경우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했습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은 관례와 규정에 따라 HD현대중공업과 이번 주 중 수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사청은 한화오션이 법률 조항의 대전제는 경쟁입찰로 현대중공업의 군사 기밀 유출로 근간이 흔들린 K방산을 바로 세우기 위해 원칙에 따라 계약을 맺자고 반발하자 사업자 선정을 잠정 보류했습니다.

이에 방사청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오늘 공식 발언과 대조되는 내부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방사청은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는 수의계약을 통해, 후속함 건조는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갈등이 재점화된 발단은 결국 군사 기밀 유출인데,

어떤 사건이었습니까?

<기자>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KDDX와 관련한 군사 기밀 10여 건을 빼돌렸습니다.

기밀 중에는 한화오션 전신 대우조선해양이 해군에 넘겼던 2천 쪽 분량의 개념설계도가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말 전 직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임원 개입 여부 조사라는 변수가 생겼습니다.

불법 행위에 임원이 개입할 경우 해당 기업은 방위사업청 공모 사업에 대한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됩니다.

하지만 방사청은 올해 초 관련 사건에 대해 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입찰 참가 자격을 유지했습니다.

이에 한화오션은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 기밀을 불법으로 열람해 촬영한 사실을 내부에 보고하고 결재를 받았다"며 "윗선의 개입 없이 불가능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판결문 등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동시에 허위사실 적시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습니다.

수주전이 법정 다툼으로 번진 것입니다.

경찰 수사 결과는 이르면 연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업 추진 속도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기업과 군 모두 피해가 막심할 것 같습니다.

언제쯤 사업자 선정 방식이 정해질 수 있을까요?

<기자> 군에서는 해군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지체로 KDDX에 탑재되는 부품과 장비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각에서는 방위사업청이 몰매를 맞고 있는 만큼 기존 안을 철회하고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사업자 선정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관측합니다.

임원 개입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으로, 확인될 경우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것입니다.

경쟁입찰 시 보안 감점을 받고 있는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사업 수주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군함 사업 입찰은 소수점 차이로 판가름되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군사 기밀 유출로 매 사업에서 1.8점의 감점을 받고 있습니다.

임원 개입 여부에 따라 현대와 한화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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