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진보당 대표 "비정규직 20대 파고들 것, 경쟁상대는 이준석"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진보당 중앙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대 청년과 비정규직을 더욱 파고들겠다.”

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진보당사에서 만난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과는 노동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며 한 말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같은 거대 노조와의 연대도 지속하되, 상대적으로 조직화가 약한 노동 약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진보당은 22대 총선에서 지역구 1석(울산 북구 윤종오), 비례대표 2석(전종덕, 정혜경)을 얻어 원내에 진입했다. 딱 10년 전인 201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통합진보당이 해산됐을 때 김 대표도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런 과거 때문에 진보당의 원내 진입을 우려하는 시각도 꽤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진보당은 통진당과 연결고리가 없다. 이정희·이석기 전 의원도 진보당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 역사에 남을 반민주적 결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보면서 ‘아, 저렇게 미화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전복 음모라니 상상해본 적도 없다.

Q : 많은 국민들은 통진당이나 진보 정치인들이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에 부정적인 점을 우려한다.
A : 내가 애국가를 부르는지 안 부르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더라.(웃음) 제도권 정치에 들어온 것은 지금의 헌법 체계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내가 참석한 어떤 행사에서도 국민의례를 거부한 적이 없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진보당 중앙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Q : 북한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A : 한 번도 북한을 추종의 대상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매번 '종북'이라는 이미지로 소환되는 것이 굉장히 불쾌하다. 중국의 인권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해도 역대 어느 정당의 대표나 대통령도 그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지적하지는 않는다. 언론이나 시민단체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정당은 다르다.

Q : 노동자와 농민, 학생층을 대변한다고 하는데, 정작 지지율은 낮다.
A : 고민이 많다. 그런데 일단 진보당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물건을 사고 싶어도 진열대에서 안 보이면 선택을 못 하지 않나. 설령 알더라도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선거에서 다른 정당을 찍는 경우도 있다. 이전보다 대중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한다.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Q : 진보정당이라면 민주노총 같은 조직과의 연대가 먼저 떠오른다.
A : 그런 부분에서 진보당은 다르다. 우리 당원이 9만9000명 정도 되는데, 3분의 2가 비정규직이나 최저임금 노동자들이다. 그러다 보니 당의 시선도 정규직 대공장 노동조합보다는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을 향해 있다. 우리의 주타깃 중 하나가 20대 청년층이다. 불안정한 노동에 시달리고 이직률도 높고 정치를 불신한다. 정치의 사각지대다. 이들에게 진보정당의 매력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진보당 중앙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그 세대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A : 이 의원이 20대 청년들과 소통을 굉장히 잘하더라. 과거 민주노동당도 주요 대학마다 학생위원회를 만들고 진보정치 아카데미를 개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고, 나도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를 내리는 운동을 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청년층의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으면서 경쟁할 것이다.

Q : 여러 설문조사에서 20대 남성이 가장 보수적이라고 나온다.
A : 20대 보수화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다.20대는 사회적 현실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선택하는데에 다양한 주변 영향을 받는 때이다.
Q. 3년 차인 윤석열 대통령을 평가하자면?
A : A. 문제점을 무엇부터 짚어나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심각하다. 얼마 전 했다는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른 정당들과 탄핵 추진을 공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