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 논란’ 동탄경찰서, 1년6개월치 성범죄 사건 전수 조사

경기 화성동탄경찰서가 신고인의 진술에 의존한 수사로 20대 남성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상급기관이 이 경찰서의 지난 1년6개월치 성범죄 수사 사건 전수 조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월부터 화성동탄경찰서가 맡았던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수 조사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주관하며, 지난 4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서류와 자료들을 확인하고 있다. 필요시 담당 수사관들과 면담도 할 것”이라며 “수사 절차의 적정성, 수사 결과의 합리성 등을 전체적으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성동탄서는 최근 동탄신도시 소재 헬스장 옆 화장실을 이용한 20대 남성 A씨를 50대 여성 B씨의 신고만으로 성범죄자로 몰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은 지난달 23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쯤 화성시 한 아파트 헬스장 옆 여자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용변을 보는 자신의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B씨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했다. B씨는 경찰 신고 당시 범인으로 A씨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접수 소식을 접한 A씨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확한 사건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A씨에게 “떳떳하면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억울한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상황을 담은 녹음 파일을 올렸고, 이 영상이 확산하며 경찰을 향한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B씨는 지난달 27일 돌연 화성동탄서를 찾아 “허위신고였다”고 자백했다. B씨는 그러면서 “병원약을 복용하는데 많이 먹으면 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B씨를 무고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 무고 혐의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며 “또한 담당 수사관 등 감찰 조사를 통해 상응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