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팩 지휘한 한국 해군… "미군사령관, 韓모자 쓰고다니며 애정"
“이번 림팩의 목적으로 우리 해군의 연합 훈련 숙달은 물론 한국 방위 산업의 홍보, 우방국 해군과의 교류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 다국적 해양 훈련 ‘환태평양 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미국 하와이 진주만 기지에서 만난 문종화 해군 제7기동전단 71전대장(51·해사 50기·대령)은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림팩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처럼 말했다.
지난달 26일 시작해 내달 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서 그는 한국 해군을 이끌며, 미국과 일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 28개국과 함께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올해 림팩에선 연합해군구성군사 부사령관이란 직책도 부여 받았다. 인터뷰는 지난 5일과 7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한국은 림팩에 왜 참여해야 하나. 어떤 의미가 있나.
A : “림팩을 통해 우리 해군의 연합 훈련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한국의 방산 홍보, 우방국 해군과의 프렌드십(우호 관계) 증대 등 세 가지 이점이 있다. 올해는 무엇보다 연합해군구성군 부사령관을 맡아 임무수행 능력과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에 설치된 ‘연합해양작전본부’의 지휘능력을 숙달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한국이 1990년 림팩에 처음 정식 참가했을 땐 타국 해군을 관찰하고 배우는 단계였다면, 단계적으로 지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Q : -최근 북·러가 새로운 군사 협력 조약을 맺는 등 한반도 안보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데.
A :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은 엄중하고,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실시하는 이번 훈련을 통해 세계 해군 간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잠재적 해양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것으로 연합 방위 태세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Q : -연합해군구성군사 부사령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임무인가.
A :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영국, 뉴질랜드 등 참모들과 함께 매일 전체 전력의 훈련 현황을 보고 받고 현재 작전과 장차 작전을 논의한다. 관건은 다국적 참모들을 잘 통제하고 훈련 중재를 해서 종합적인 작전과 지침을 예하 부대에 정확히 시달하는 것이다. 올해 소기의 성과를 내서 한국이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을 배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려 한다.”
Q : -우호 관계 증진은 어떤 면에서 중요한지.
A : “림팩의 함상 리셉션(함정 공개 행사) 등을 통해 각국 지휘관들과 교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군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일 한국 함상 리셉션에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방문했는데, 우리 측이 제작한 림팩 모자를 선물로 받자마자 자기 모자는 벗고 한국 해군 모자를 쓰고 다니더라. 그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도 구축함의 함장은 우리 율곡이이함을 ‘형제함’이라면서 마스트(돛대)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캐나다 잠수함장을 만나선 우리 잠수함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차기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Q : -격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림팩을 통해 한국군의 위치가 달라지는 걸 느끼나.
A : “한국의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2009년 전력화)을 타고 2010년 림팩에 처음 참여했는데 그 때가 소령 계급이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서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장 자격으로 림팩에 왔다. 이번엔 율곡이이함을 타고 진주만으로 들어왔는데 한국의 이지스함 세 척을 모두 타고 림팩에 참여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어깨가 무겁다.”
이번 림팩에는 문 대령 외에 1998년부터 림팩만 다섯 차례 참여한 박용규 준위(율곡이이함 사격통제보좌관)도 합류했다. “그 역시 림팩의 산증인”이라고 문 대령은 소개했다. 박 준위는 1998년 1500t급 호위함인 전남함을 타고 처음 림팩에 왔다가 이지스구축함인 율곡이이함(2012년, 2024년), 서애류성룡함(2020년) 등에 승함하면서 한국 해군력의 '퀀텀 점프'를 몸소 경험했다.
진주만=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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