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이사 "홍명보 감독이 외국인보다 나았다…응원 부탁, 울산 팬들께 죄송"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정현 기자)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울산 구단과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임생 이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선임과 관련해 브리핑하며 울산HD 구단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이 차기 대표팀 감독에 내정됐다고 전했다. 홍 감독 내정에 대해서는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책임지고 있던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날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이사는 지난주 해외 출장을 통해 외국인 감독 2인을 만나 면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과 접촉한 이 이사는 주말에 귀국한 뒤, 홍 감독과 만났고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홍 감독 발표 당일인 7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이 이사가 홍 감독을 계속 설득했다"면서 "홍 감독은 하루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2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이다.
이 이사는 질의응답 전 모두 발언을 통해 "홍명보 감독님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다"라며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린 울산HD 구단에 감사함을 전한다. 동시에 K리그와 울산 팬들에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된 점에 사과를 드린다. 클린스만 감독이 떠난 이후 약 5개월 동안 감독 선임 작업을 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과 강화위원회 위원 분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이사는 "6차 회의까지 거쳐 1순위와 2순위로 외국인 감독을 후보로 올리고 협상했다. 내가 이 자리에서 누구인지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그간 언론에 계속 언급됐던 분들이다. 결과적으로 두 분과의 협상은 무산됐다. 첫 번째 후보는 국내 체류와 부가 비용의 문제였고, 최종 답변은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국내에 거주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우리는 협상을 이어갈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두 번째는 대표팀 감독 현직에 있었던 분으로, 현재 계약된 집을 정리하고 우리와 협상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었으나 소속 협회와의 관계에 따라 무산됐다. 그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는 7차부터 10차까지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정하고 정해성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그 과정에서 정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표하고 기술이사인 내가 이어가게 됐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아울러 "최종 5명 중 국내 감독은 홍명보 한 명이었다. 외국인 감독 한 명은 인터뷰 자체가 무산돼 내가 지난 주 유럽에서 대면 인터뷰를 하고 돌아왔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최종후보 중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라며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린 울산HD 구단에 감사함을 전한다. 동시에 K리그와 울산 팬들에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된 점에 사과를 드린다. 클린스만 감독이 떠난 이후 약 5개월 동안 감독 선임 작업을 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과 강화위원회 위원분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정해성 위원장의 사퇴 표명 이후 내가 위원장 역할을 이어받아 오늘 발표까지 질문이 많을 것 같아서 먼저 말씀드리겠다. 10차 회의까지 종료되고 인터뷰를 하거나 무산된 외국인 감독 후보들을 제외하고 실질적 후보 3명으로 압축했다. 이에 홍명보 제외 두 명에 대해서 정해성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그 후 대면 인터뷰를 위해 출장 일정까지 잡은 상황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라며 본인은 앞서 진행됐던 선임 작업을 이어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후 내가 정해성 위원장의 역할을 이어받았는데, 10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 그대로 이어받아 후속 업무를 진행했다. 잔여 과정에 대해 사퇴 의사를 밝힌 분을 제외한 다섯 분의 위원들께 화상회의를 통해 동의를 얻었다. 협회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감독은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추후 이사회에서 받는다면 문제가 없다는 법률 검토도 거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이 선임된 8가지 기준을 설명하면서 "우리 평가와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팬들이 있더라도 대한민국 축구와 홍명보호에 많은 사랑과 격려와 조언을 부탁드린다.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로써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직후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면서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다시 연 뒤 6년 만에 다시 한국인 감독이 지휘봉 잡는 시대를 맞게 됐다. 벤투 감독이 2018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 4개월간 대표팀을 이끌었으며 이후 독일 출신 월드클래스 공격수였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1개월간 사령탑을 역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2월 카타르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성적 부진 및 여론 악화 등으로 물러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3월, 6월 두 차례 A매치에서 황선홍과 김도훈 등 두 임시 감독을 선임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치르는 진통 속에서 정식 감독을 계속 물색했고 결국 홍 감독으로 결론을 내렸다.
1969년생인 홍 감독은 고려대 재학 중인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앞두고 21살 나이에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전격 발탁돼 본선 무대를 주전으로 누볐다. 이어 1994 미국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등 황선홍 현 대전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 선수로는 가장 많은 총 4차례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면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미국 월드컵 땐 중앙 미드필더로 한 칸 전진해 2골을 터트렸고, 한일 월드컵 땐 한국 축구 4강 신화를 맛보면서 당시 대회에서 3번째로 뛰어난 선수에 주는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홍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대표팀 코치를 거쳐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감독을 맡아 8강 진출을 일궈냈고, 2012 런던 올림픽 땐 3위를 이끌어 한국 축구 최초의 올림픽 축구 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축구인생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참가, 1무 2패로 태극전사들이 조별리그 탈락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 항저우 뤼청 감독도 맡았으나 2016시즌 강등을 경험했다.
2017년엔 KFA 전무이사로 부임,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과 함께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선임에 관여했다. 이후 2021년 울산 지휘봉을 잡아 K리그 지도자로 변신했고 2022년과 2023년 연달아 울산의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다.
다음은 이 이사의 일문일답.
-홍 감독 대표팀 정확하게 언제 지도하나. 겸임인가.
홍 감독은 울산에서 협회에 많은 협조, 발전을 위해 도와주셨기 떄문에 차후 울산과 협의 후 울산에서 원하는 계획대로 협회와 의논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울산을 계속해서 이끄는 건 어려울 것이다.
-기술발전위원회는 규정상 17세 이하 대표팀만 관여할 수 있는 거로 아는데 위원장이 어떤 자격으로 임했나.
정 위원장 사임 후, 내가 기술 위원장 및 총괄 이사 겸직하고 있다. 누군가 10차 최종 후보 받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절차대로 이어가야 할 사람이 필요했다. 나는 협회에서 이 일을 계속 진행하라는 임무를 받고 절차에 맞게 일을 추진해 왔다.
-전력강화위원과 해외 감독 및 홍 감독 인선 작업 공유했나.
감독 결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기 때문에 줌 미팅을 했다. 4명이 불참하고 5명이 참석해 최종 후보를 결정하고 협회에 일임해 주셨기 때문에 이를 끌고 가기 위해 내가 해야 할 것 같다고 5명의 위원에게 동의를 받았다.
홍 감독을 뵙고 내가 결정한 후에 현재 위원회 분들을 다시 소집해서 미팅해야 하지만, 이 부분을 내가 다시 미팅하게 되면 다시 언론, 외부로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다섯 명의 위원에게 최종 후보 중 최종 결정을 해도 되겠는지 동의를 얻고 나서 결정했다.
-한동안 고사하던 홍 감독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나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로 주신 마지막 3명을 공정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홍 감독이 나를 만나주실까, 미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 일단 2명의 외국인 감독을 미팅하고 왔고 그분들의 여러 철학을 보고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홍 감독을 처음 뵙고 ‘절차상 온 거냐, 그 안에서 얼마나 나를 평가했는가’ 물었고 다른 후보 2명에 대해 설명했다. 그다음에 왜 홍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 주셔야 하는지 말씀드렸다. A 대표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연계해 철학을 만든 걸 홍 감독님이 이끌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홍 감독의 연봉 규모에 대해선,
연봉 규모는 외부적으로 결정돼도 잘 알리지 않는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 말하면 최종 후보 리스트 받고 이어갈 때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드렸다. 3명의 후보를 다 만나겠다고 했다. 회장님의 말씀은 딱 하나다. “이 이사는 KFA 테크니컬 디렉터다. 모든 결정을 다 드렸다”고 말했다. 마지막 보고도 김정배 부회장에게 드렸다. 연봉에 대한 차이도 외국인과 홍 감독과 동등한 규모로 요구했다. 한국 감독들도 외국 감독 못지않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까지 계약한 배경은.
회장님은 내게 모든 기술 파트에 권한, 책임을 줬다. 나는 홍 감독을 단기간의 결과로 평가하는 것보다 가장 핵심인 국가대표팀(A대표팀), 연령별 대표팀이 연관성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 홍 감독께도 감독으로 전술적 부분 보완하기 위해 최소한 2명의 유럽인 코치를 요청했고 홍 감독도 이를 승인했다. 홍 감독의 많은 경험, 지식과 유럽파 코치의 조화로 훨씬 더 A 대표-연령별 대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상적인 역할을 했나.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갔다. 중간에 외부에서 외국 감독의 많은 추천도 받았다.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해온 대로 했다. 마지막 최종 후보를 받았고 그 안에서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원회가 5명만 동의했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언급하긴 그렇다.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문제가 된다면 법무팀에 다시 물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홍 감독이 단번에 승인한 것에 대해 납득되지 않는데 그러한 공감대가 있었나.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다. 후보자분들이 너무나 열심히 한국을 오고 싶어 했고 연봉 문제도 다 받아들이셨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들이 갇고 있는 철학이 확고하고 존중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기서 그분들(외인 후보들) 2명 중 한 명이 문자를 보냈다. 본인을 관심 있게 인터뷰해 줘서 감사하다. 내가 너무나 죄송하다고 했다. 당신은 훌륭한 감독이기 때문에 앞으로 팀을 맡을 수 있을 거라고. 가족들과 그분의 안부를 전했다.
2명은 아마 짐작하실 거다. 나는 내 스스로 이들의 축구 철학이 강하고 확고하지만, 이분들의 축구 철학을 과연 지금 우리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을 가가 첫 번째였다. 한 명은 사실 우리가 벤투 감독 때처럼 빌드업에서 미드필더에서 기회 창출하려고 해오고 있다. 수비에서 롱볼을 사용해서 우리가 경쟁을 유도하고 빠른 지원으로 하는 축구는 아니지 않나, 이 부분이 잘못되고 나쁜 게 아니라 과연 한국 축구, 우리 선수들에게 맞을까였다. 다른 한 병은 강도 높은 압박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다. 난 이들을 존중한다.
지금 빌드업을 시작하면서 대표팀이 미래를 위해 가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이런 전방 압박, 압박에 대한 철학을 가진 분을 모셔서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게 맞나. 중동 국가를 상대로 많은 기회 창출을 해야 하는데 수비 라인을 끌어 올리면 중동 국가에게 역습으로 당한 경험이 있는데 잘 극복할 수 있나. 후반까지 체력 문제는 없나, 이들의 철학이 10일간 소집하는 대표팀에 이들의 철학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고민이 됐다.
울산의 축구를 보면 K리그에서 빌드업 지표 1위를 하고 기회 창출에서 1위를 하고 있다. 모든 게 홍 감독이 다 맞는 게 아니다. 한국 축구 선수들이 해오던 스타일을 최대한 끌어 올려서 3차 예선에서 통과해 월드컵 본선을 나가는 걸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보는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나 스스로 우리 선수들이 어느 감독을 만났을 때 갖고 있는 걸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끌고 갈 수 있을지 봤다. 이런 부분들이 잘못됐다면 나는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나 스스로 후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위원장으로 물려받고 나서 바로 외국 감독을 만나게 됐다. 들어와서 홍 감독은 만났다. 그전에는 접촉해서도 안 되고 접촉할 위치도 아니었다.
-5개월간 100여 명의 지도자 만났지만, 길게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전 97명의 후보자들을 통해서 전력강화위원회가 고생해서 최종 후보자를 압축했다. 그 전에 우리가 대표팀 감독 선임을 못한 건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분들도 최대한 노력했고 내가 이 자리에서 그 부분이 어떻다 말하기엔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선임 일정 보고를 전체적으로 드렸고 가장 중요한 건 절차상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누군가 이야기할 때 다른 게 있는 게 아니냐는 건 동의할 수 없다. 모든 권한을 주셨기 때문에 이번 감독 선임 절차는 투명하게 나 스스로 선임했다.
-게임 철학이나 주도적인 경기 계획 등 본인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 건가.
3명의 후보는 내 스스로 판단했다. 이들의 강점, 약점, 이런 것들이 한국 선수들에게 얼마나 적합할지 봤다. 그리고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자는 게 아니다. 매 경기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는 게 아니고 감독의 계획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를 주도한다는 개념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K리그 팬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K리그, 울산 구단과 팬들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에서 홍 감독을 보내주시기로 약속해 너무나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울산 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 나도 앞으로 울산을 응원해 가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하다.
사진=신문로,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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