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환통보 野 반발에…검찰총장 "통상적 수사 절차"
이원석 검찰총장이 8일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데 대해 “통상적으로 하는 수사 절차”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및 대응방안 간담회’에 앞서 “야당이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이틀 만에 소환 통보를 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검찰이 궁지에 몰리자 이 전 대표 수사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이라는 민주당 입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전 대표 등을 수사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뒤 검찰 내부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탄핵 대상이 된 검사 4인 중 한 명인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탄핵은 권력 남용”이라는 입장을 냈다. 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장검사 시절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탄핵 대상 검사 가운데 검찰 내부망에 입장을 밝힌 것은 강 검사가 처음이다.
강 검사는 지난 7일 오후 10시 48분 ‘형사소추권의 집행이 기본권 침해적 작용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올려 “유력자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편 범죄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형사사법 시스템을 개악함으로써 국민들의 기본권 보호가 위기에 처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최근 몇 년 간 권력자의 부패와 범죄를 검찰이 수사하자 범죄자가 속한 정파에서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국가의 형사소추권 집행 역량을 약화시키는 개악이 진행되는 걸 봤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의 표적수사금지법 등 검찰을 겨냥한 법안 발의에 대해서도 “부패한 권력자가 속한 정파에 의한 권력의 오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2일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검찰은 이후 이원석 검찰총장을 필두로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이 총장은 탄핵소추안 발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 탄핵 시도를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 탄핵”이라고 규정했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이끌고 있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삼권분립이 명확히 규정된 대한민국 헌법 하에서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던 송경호 부산 고검장 역시 “나를 탄핵하라!”며 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사 탄핵을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로 이 전 대표 수사를 지휘한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도 “특정 사건을 담당하였다는 이유로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다는 현실이 너무 충격적이고 참담할 뿐”이라고 했다.
양수민‧김정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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