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년째 나토정상회의 참석…'북·러 동맹 규탄' 강력 메시지 예고

서소정 2024. 7. 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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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국 순방길 올라
안보 이익 확보에 적극 나설 듯
한수원, 두코바니 신규원전 사업 수주 지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순방길에 오른다. 한국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 3년 연속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지난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나토·인도태평양을 아우르는 한국의 안보 이익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 군사·경제적 동맹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와의 연대를 통해 북·러에 강한 메시지를 발신할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2024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7월10일부터 11일까지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나토 회원국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안보·방산 분야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한미동맹 강조

8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태평양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하고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한다. 태평양 국립묘지는 6·25전쟁 참전용사가 안장된 곳으로 한미 동맹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21년 9월 이곳을 참배했다. 이어 9일에는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해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으로부터 군사·안보 브리핑을 받은 후 사령부의 장병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결속을 과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협력을 한 단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11일에는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워싱턴D.C.에서는 나토 회원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에 나선다. 체코·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5개 이상의 나토 회원국 정상 및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각종 현안을 비롯해 지역·국제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위산업이나 인프라·공급망 협력, 향후 원자력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며 "현재 5개 이상의 나토 회원국 정상과 양자회담이 잡혀있으며, 지속해서 회담 요청이 들어와 회담을 진행하는 국가의 개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과 양자회담…안보·방산 분야 협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와 인접한 핀란드·노르웨이는 한국의 K9 자주포를 도입해 운용 중이며, 체코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최근에도 두코바니 신규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체코를 방문했으며, 신규원전 세일즈에 적극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체코 신규원전 사업은 2022년 3월 입찰이 시작됐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최종 입찰서를 제출했다. 체코 신규원전 사업 발주사는 현재 입찰평가를 진행 중으로 이달 중순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수원이 체코 신규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라며 "이번 양자회담을 통해 원전 사업의 수주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는 10일 저녁 정상회의 개최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에 참석하고, 11일 오전에는 나토의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IP4 정상회의에서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가 지난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으면서 군사·경제적 동맹을 강화한 점을 강력하게 규탄할 것으로 보인다. 32개 나토 동맹국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차원에서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공동의 메시지를 발신할 기회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앞서 북·러 조약 체결 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현재 러시아의 전파 교란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전자전 장비 지원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짧은 시간에 여러 행사를 소화해야 하는데 한미, 한일, 한·미·일 관계를 별도로 떼어내 회담할 여유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 오후에는 나토와 미국·유럽의 5개 싱크탱크가 공동주최하는 '나토 퍼블릭포럼'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세션의 단독 연사로 나선다. 이 포럼에서 한국 대통령이 연사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윤 대통령은 현 글로벌 안보 질서의 위기 요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나토와 IP4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종합기획분석실장은 "올해 나토 정상회의는 회원국 방어협력, 우크라이나 지원,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최근 북·러 군사 동맹 움직임에 대한 강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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