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사령탑 적임자…외국인 감독보다 성과 안 떨어져"

피주영, 김하나 2024. 7. 8. 11: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을 선임한 이유로 경기 철학, 리더십 등 8개 항목을 들면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재진 대상 브리핑에서 선수단 장악 능력 등 홍명보 감독의 장점과 현재 협회가 처한 상황 등을 합쳐 모두 8개의 선임 사유를 설명했다. 이 이사가 언급한 항목은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고 5개월간 정식 사령탑 없이 3월과 6월 두 차례 A매치 일정을 치른 한국 축구는 전날인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하고 이날 축구협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임생 이사가 간곡히 설득한 끝에 완강했던 거절 의사를 돌린 홍명보 감독은 2027년 1월에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간의 임기를 받았다.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 송봉근 기자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5일 밤 11시에 홍 감독의 자택 앞에서 만나 설득했다는 이 이사는 "날 만나줄까 고민, 두려움이 있었다"며 "왜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을 선임하는 데까지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며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혼자서)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밝히는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연합뉴스

이 이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에도 임기를 보장하기로 한 계약 조건을 놓고는 "단기간 결과로 평가하기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전술적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유럽 출신 코치 2명을 둔다는 조건을 홍 감독도 받아들였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20년 12월부터 이끌어온 울산을 떠나게 됐다. 이 이사는 "울산이 원하는 대로 의논하겠지만, 울산을 계속 이끌어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며 "시즌 중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K리그와 울산 팬들께는 시즌 중 클럽을 떠나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임생 이사는 울산에서 홍명보 감독이 보여준 빌드업과 압박 전술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 표현하며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국가대표 출신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홍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덕분에 잡음이 없다.

한편 외국인 지도자와 비교해 홍 감독의 성과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 홍명보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도자로서 실패한 경험도 한국 축구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아는 외국인 지도자를 원한 팬들의 열망을 인지한 축구협회는 100명 안팎의 외국인 후보를 검토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임생 이사는 지난주 다비드 바그너와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하러 유럽 출장을 다녀왔지만, 홍명보 감독만 한 적임자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이사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며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 불거진 재택근무 논란이 재현될 위험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