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언석 도봉구청장 “고립·은둔 청년 문제 복합적, 중앙·지방·민간조직 유기적으로 공동 대응해야”
올해 고립·은둔 청년에 집중, ‘희망 프로젝트’, 수익창출형 ‘이모티콘 작가되기’ 프로그램 선봬
“은둔형 청년을 사회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가족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고립·은둔형 청년들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한국의 고립·은둔 청년은 54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같은 해 청년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경제활동 포기로 인한 손실은 연간 6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정신 건강 등의 문제에 따른 개인별 복지비용은 연간 2,000만원으로 추측된다.
이에 정부는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에 나섰다. 올해 4월 고립 은둔 청(소)년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어서 의미가 깊다.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네트워킹이 구축되어있는 지자체의 뒷받침이 있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봉구는 오래전부터 청년뿐 아니라 아동, 청소년, 청년, 중장년까지의 고립·은둔 주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 오고 있다. 지난해 ‘이상 동기 범죄’ 서울시 자치구 대책 회의에서 '선제적 은둔형 사례관리 대상자 집중관리 및 지원 체계'를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에서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구 대표 정책과 사업들을 소개하고 자치구 차원의 문제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오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도봉구는 고립·은둔 주민들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저조할 때부터 지원사업들을 펼치며 선도적으로 나서왔다”면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는 고립·은둔 원천적 예방과 촘촘한 관리체계 구축을 목표로 관련한 사업들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고립·은둔 청년에 대해 집중하고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왜 고립·은둔 청년이냐는 물음에는 “청년재단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경제손실이 연간 7조가량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손실을 발생시키니 오히려 초기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고립·은둔 청년들을 지원하는 인력과 예산을 더 투입하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해 6월 도봉구는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희망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했다. ‘도봉구 청년이여 EX-i-t 하라!’로 이름 붙여진 이번 희망 프로젝트는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하고 이들의 사회 참여 및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먼저 구는 앞서 구축한 지역 내 주민센터, 유관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하고 이와 함께 청년문제에 관심이 많고 도움을 줄 또래 활동가를 양성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과 활동가를 1:1 매칭해 청년의 정서적 안정과 회복을 돕고 이후 루지체험·등산 등 야외 체험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 구청장은 희망 프로젝트와 더불어 고립·은둔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고립·은둔 청년 이모티콘 작가 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모티콘 제작을 교육하고 제작한 이모티콘을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 등록해 수익 창출까지도 이어지도록 한다. 고립·은둔 청년들에게 삶의 활력과 사회적 자립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어 참여 청년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에는 이모티콘뿐만 아니라 고립·은둔 청년들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 수익 창출 프로그램을 기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오 구청장은 “당장에 고립·은둔 청년 발굴과 지원 성공사례 늘리기에 급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고립·은둔 청년 문제는 민관협력망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나가야 한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지원책들을 마련, 추진해 나가고 있다. 자치구 차원에서 도울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핀란드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고립 은둔 청년에 대해 정책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방정부와 민간조직인 청년워크숍을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통합적인 서비스와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고립·은둔 청년 문제에 대해 단기간, 일회성 대책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바탕으로 중앙-지방-민간이 유기적으로 공동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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