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 빼온 축구협회…이임생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울산 구단·팬분들께 죄송"

김명석 2024. 7. 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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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K리그 시즌 도중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과 관련해 “K리그와 울산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임생 이사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시즌 중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해 죄송한 마음이다. (K리그와 울산 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KFA는 전날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발표했고, 이임생 이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라며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5개월 만이자,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취임은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이다.

문제는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이끄는 K리그 현직 감독이고, K리그는 시즌이 한창이라는 점이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울산 구단 입장에선 시즌 도중 사령탑이 떠나는 상황이 됐다. 이임생 이사가 울산 팬들에게 사과하고, 나아가 K리그 팬들에게까지 고개숙인 배경이다.

이임생 이사는 “외국인 감독 2명과의 인터뷰를 앞둔 시점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내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을 면접한 뒤 5일 낮에 한국에 도착했다”며 “어떤 결정이 한국축구에 많은 도움이 될까 고민이 됐다. 홍명보 감독 집 앞에서 밤 11시경에 만났다. 홍 감독은 최종적으로 압축된 후보 3명 중 전력강화위원회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국축구의 철학과 A대표팀, 연령별 대표팀의 연속성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정식 부임 시기나 대표팀·클럽 겸임 감독 가능성에 대해서는 “울산 구단에서 협회에 많은 협조를 해줬기 때문에, 차후 울산과 협의하면서 구단이 원하는 계획대로 의논해 나갈 것”이라면서 “하지만 울산을 계속 이끌어나가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임생 이사는 모든 브리핑을 마친 뒤에도 “K리그 팬분들, 울산 팬분들, 울산 구단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 구단에서 홍명보 감독님을 보내주시기로 약속했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울산 팬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울산 축구단을 계속 응원해 가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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