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얼치기 좌파가 전대개입" 진중권 "못 엮여 안달하더니"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건희 문자 파동'과 관련해 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이철규 의원 등을 질타한 진중권 광운대 교수를 "얼치기 좌파"라고 비판했다. 또 진 교수가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교수는 "그때는 얼치기 좌파에게 휘둘리지 못해 안달하시더니, 그새 사정이 달라지신 모양"이라며 홍 시장 등 친윤을 "전두환 일당"에 빗대어 맞받았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밤 페이스북에 "지난 총선 때 한동훈이 당내 지도부는 젖혀두고 데리고 온 얼치기 좌파들과 진중권 교수의 조언만 들었다는 게 헛소문이 아니었나 보다"라며 "진중권 교수가 한동훈의 편을 들어 전당대회 개입까지 하는 걸 보니 그게 사실인가 보다"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김건희 문자 읽씹' 파동에 대해 진 교수는 "한동훈 위원장 측 해명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원희룡과 그 배후가 당시의 상황과 문자의 내용을 교묘히 왜곡해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원래 정보경찰질 하던 놈은 그렇다 쳐도 원희룡은 이번에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냈다"라고도 했다.
이에 원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홍 시장은 한 후보와 진 교수 등을 겨냥하는 듯 "핸드폰 비밀번호가 27자리라서 알 수는 없지만 참 당꼴이 말이 아니다 그런 얼치기들에 총선 때부터 당이 휘둘리고 있었다니 가당치도 않다"며 "모두 정신 차리라"고 일침을 날렸다.
홍 시장의 저격글에 진 교수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8일 이른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 때는 나한테 자기 방송에 출연해 달라고 간청해서 내가 돈도 안 받고 시간 내서 출연해 줬는데… 이제 와서 저렇게 배신을 때리네요"라면서 "그때는 얼치기 좌파에게 휘둘리지 못해 안달하시더니, 그새 사정이 달라지신 모양입니다. 사람이 그러면 못 써요"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아무 관계도 없는 나를 자꾸 걸고넘어지는 것은 한동훈을 좌파 프레임에 가둬놓기 위해서 내가 필요하기 때문일 텐데"라면서 "나랑 사진 못 찍어 안달하던 분들이 3년이 지난 지금 189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새 국힘의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우경화됐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교롭게도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모두 3년 전에는 저랑 엮이지 못해 안달이 났던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거짓말까지 해가며 저러는 것을 보면, 괘씸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제 것이 아닌 걸 탐하려다 보니 사람들이 추해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듣자 하니 한동훈 사퇴 촉구 기자회견까지 하려고 했다지요? 그걸 보면 이번 소동이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민주화가 될 것 같은 상황에 처한 전두환 일당의 심경이랄까? 이번 사건은 결국 국힘에서 일어난 친위 쿠데타의 시도라 할 수 있다"며 홍 시장 등을 '전두환 일당'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전두환은 성공했지만, 이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왜? 국힘 지지자들도 이젠 예전의 지지자들이 아니다. 한동훈 대세론이 괜히 만들어졌겠나? 거기엔 윤정권과친윤 십상시들에 대한 지지층의 일정한 평가가 반영된 거다. 허접한 음모로 그걸 뒤집을 수 있다고 믿으면 바보"라고 했다.
그는 "물론 그 바보짓 밖에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사정은 이해가 간다"며 "그들의 문제는, 국힘의지지충이 자신들의 허접한 계략에 속아 넘어갈 등신들이라고 굳게 믿는 데에 있다. 지금이 80년대도 아니고…"라고 비꼬았다.
앞서 국민의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7일 오후 3시 열 예정이었던 '한 후보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김건희 문자 파동'과 관련한 한 후보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었는데 다른 당협위원장들에게 회견 동참 여부를 묻는 연락을 돌린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뒤 논란이 되자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및 반대 여부를 묻는 행위는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날 광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방 순회 일정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 2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이어 오는 10일 부산(경남·부산·울산)과 12일 대구(대구·경북), 15일 천안(대전·세종·충북·충남), 17일 서울(서울·인천·경기·강원)에서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차례로 예정돼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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