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변화할 때…제대로 안 하면 불행해져"[당권주자 인터뷰]①
"제3자 채상병특검법은 특검 타개할 방편"
성장·공정경쟁·안보·격차해소 등이 보수의 가치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5일 "변화할 때 제대로 변화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불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산빌딩에 있는 캠프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홍준표 대구시장 등 당내 일부 광역단체장이 접견을 거부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저는 지금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변화는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인신공격에 가깝다"면서도 "제가 참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제3자 채상병특검법을 하자고 주장했는데.
당장 좀 판이 바뀌지 않았나. 전에는 특검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7대 3 가까이 됐으나 지금은 민주당이 정하는 특검, 대법원장이 정하는 특검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정하는 특검에 찬성하는 비율이 과반 아래로 내려갔더라. 그렇다면 (제3자 채상병특검법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실증 아닌가.
한 후보 의견대로 제3자 채상병특검법이 통과된다면 윤 대통령은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특검법을 반대하는 입장과) 저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는 점에서 생각이 같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이 이슈에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 당의 구성원들이 이 생각에 동의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상황이 반복되면서 우리 당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해서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매서워지는 것 같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그건 저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네거티브도 어느 정도 정책적 지향이나, 철학적 지향이 있는 것도 있는데 지금은 그냥 인신공격에 가깝다. 하나하나 제가 맞받아치면 오히려 더 심화될 것이고, 국민이 보기에 더 눈살을 찌푸릴 것이기 때문에 제가 참겠다.
지난해 12월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보수정당과는 별 인연이 없었는데.
보수 정부에서 2년 동안 법무부 장관을 하며 민주당과 싸웠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성장·공정한 경쟁·경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의 인간적 삶 보장, 안보 최우선, 범죄에 대한 강력한 의지 같은 것이다. 간첩죄 대상도 적국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외국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고, 국가배상법에도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법안까지 냈었다. 범죄에 대해서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나 한국형 제시카법을 도입했고, 반의사불벌죄를 처벌한 것도 제가 한 일이다. 외국인 투표권자에 대해 상호주의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가 (후보자 중) 가장 우파 같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때문에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시기적인 맥락을 좀 혼동해서, 혼용해서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정책 같은 걸 많이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이종섭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논란 등으로) 너무 커져 버린 정권심판론 앞에서는 이게 무용지물이었다. 저쪽이 우리를 심판하자고 그러면 '저쪽도 심판 대상'이라고 말하는 게 이 뜨거워진 정치 상황에서는 필요했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에 '어차피'가 어디 있나.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 차분히 민심을 두려워하겠다. 다만 영남이나 수도권의 지지자들을 만나면 100일은 당신에게 좀 짧지 않았냐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런 정도의 기대감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되면 이 전 민주당 대표·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만나 가장 먼저 무엇을 설득할 것인가.
국회는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회 합의 정신이 핵심이다. 국회 합의 정신을 되살리는 형태로 운영할 것을 설득할 것이다. 정치는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그런다고 있는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건 타협의 영역이 아니다.
당 대표가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 당은 반드시 격차 해소를 해내야 한다. 소수당으로서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지금까지 집권당이 소수당이었을 때도 좋은 정치를 했던 전례들도 많이 있다. 민심과 함께할 때가 그랬다. 민심이 좋아하는 걸 해드리고, 민심이 싫어하는 걸 안 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드려야 한다. 그게 변화이며, 그 변화가 지금 되지 않으면 저희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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