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부고 일반고 전환 신청…서울 11번째 '자사고 자진포기' 왜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이화금란고등학교(이대부고)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신청했다. 일반고 전환이 확정되면 자진해서 자사고를 포기한 서울시내 11번째 학교가 된다.
이대부고, 일반고 전환 신청…교육청 “적극 지원”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대부고는 지난 5월 30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교육청 청문과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거치면 이대부고는 내년 신입생 모집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시교육청은 이대부고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교육활동 운영비나 인건비, 시설비를 자체 부담해야 하는 자사고와 달리, 일반고는 교육청의 각종 재정지원을 받는다. 시교육청은 이대부고에 2년간 25억원(교육부 15억원, 교육청 10억원)의 일반고 전환 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재학생의 등록금 감면과 인건비, 학교·교육과정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고로 전환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고교학점제 운영 환경을 구축하는 등 학교 교육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라며 “고교학점제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강화되면 (자사고의 상대적인 장점이었던) 자율성 측면에서 자사고와 일반고의 격차가 줄어든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모집난 처한 서울 ‘자사고 자진 포기’
서울 자사고가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포기한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최근 동성고·숭문고·한가람고(2022년)와 장훈고(2023년)가 일반고로 전환했다. 이에 앞서 동양고(2012년)와 용문고(2013년), 미림여고·우신고(2016년), 대성고(2019년), 경문고(2020년)가 있었다. 이대부고까지 자사고로 전환되면 총 27곳이었던 서울 자사고는 16곳으로 줄게 된다.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는 학교가 많아지는 건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난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올해 서울 소재 자사고 16곳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1.14대 1에 그쳤다. 그중 이대부고는 0.79대 1로, 대광고(0.60대 1)에 이어 밑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는 2025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자사고 폐지 결정을 번복했다. ‘획일적 평준화’ 정책을 바로잡고,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이유에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존치가 결정됐음에도 일반고 전환을 통해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는 학교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에서 “충실한 고교학점제 운영과 일반고 지원을 통해 다시 제2의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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